미-대만 관세 합의 임박…K반도체도 기다렸다
반도체·장비, ‘미 경유’ 대만 수출 증가세
20→15%…‘TSMC, 공장 5개 추가 증설’
대만 관세 인하, 국내 기업의 수혜 가능성
2026-01-13 13:37:57 2026-01-13 14:19:2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미국과 대만이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무역 협상을 조만간 타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TSMC 등 주요 대만 기업을 파트너로 둔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대만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와 장비가 적지 않은 만큼, 대만에 대한 미국의 관세 완화가 국내 기업에 간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만의 TSMC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의 대만 상호관세가 한국·일본과 동일한 15%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각)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기존 20%였던 대만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신 대만은 자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TSMC를 중심으로 대미 투자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5개를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0년 1개 공장을 완공했고, 2028년에도 1개 공장을 더 가동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4개 공장을 추가로 짓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 경우 미국 내 설비투자 규모는 기존 계획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다만 대만의 구체적인 대미 투자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한국은 3500억달러,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춘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일부 반도체 제품은 대만에서 후공정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TSMC의 대만 내 패키징 공장에서 TSMC가 제조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패키징 작업을 거쳐 AI 가속기로 완성된 뒤, 엔비디아 등 미 빅테크 기업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실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의 대만 수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무역협회(무협)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한국의 대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0% 증가했습니다. 2024년에도 전년 동기보다 68.3%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2년 연속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셈입니다.
 
이는 반도체 가공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무협은 “현지 GPU 가공을 위한 HBM 등 AI 사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만 수출은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만에 대한 관세 인하가 미국 내 반도체와 IT 제품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도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간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반도체 가격을 비싸게 사는 일이 발생한다”며 “반도체 가격 인하가 목적이라면 우리나라 기업이 대만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는 물량이 많은 만큼 약간의 수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양측의 협상이 확정된 바 없는 만큼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결정된 게 없고, 단순히 합의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후 미국의 세부 결정들을 더 봐야 알 수 있는 만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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