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평균 빚 1억8000만원…고금리에 연체율 '역대 최고'
지난해 자영업자 연체율 1% 육박…이자 부담 큰 비은행권 '껑충'
'청년층·저매출·건설업' 연체율 상승…취약 구간 금융 여건 '악화'
2025-12-22 16:10:00 2025-12-22 16:19:1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평균 대출 규모는 소폭 감소했지만, 대출 연체율은 1%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면서 신규 대출은 줄고 기존 대출액에 대한 상환 부담이 늘면서 연체율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대출의 질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이자 부담이 큰 비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은 2%를 넘어섰습니다. 또 29세 이하의 청년층과 저매출의 영세 자영업자, 업황 부진의 건설업 등에서 연체율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취약 구간의 금융 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에 '대출' 줄고 '연체' 늘고…비은행권 연체율 2.1%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개인사업자 부채(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잔액 기준)은 1억7892만원으로 전년보다 0.2%(-30만원) 감소했습니다. 개인사업자 평균 대출액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하지만 연체율은 껑충 뛰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0.98%로, 전년보다 0.33%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연체율 자체와 증가폭 모두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체율은 지난 2020년 0.40%에서 2021년 0.31%로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022년 0.36%, 2023년 0.65%, 2024년 0.98% 등 1%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는 저금리 환경 속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당시 늘어난 대출이 이후 2023년 1월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른 금리 인상 국면과 마주하면서 고금리 여파에 개인사업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체율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에서 큰 폭으로 뛰면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화 우려가 커졌습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은행권 대출이 0.3% 늘어난 반면 비은행권은 0.8% 감소했는데, 연체율로 보면 비은행권이 2.10%로 전년보다 0.72%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반면 은행권 연체율은 0.19%로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험·자본 부족 '청년 사장', 업황 부진 '건설업' 연체율 상승 
 
눈에 띄는 것은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9세 이하 '청년 사장님'의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29세 이하 청년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1.2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아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 창업자들의 위기를 드러냈습니다. 이어 50대(1.04%), 40대(1.03%) 등이 뒤를 이었고, 70대 이상(0.88%)이 가장 낮았습니다.
 
매출액 규모별로 보면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두드러졌습니다. 연 매출 3000만원 미만인 영세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2.03%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 대비 상승폭(0.74%포인트)도 가장 컸습니다. 10억원 이상 사업자의 연체율(0.28%)과 비교하면 7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또 종사자가 없는 1인 사업자의 연체율(1.00%)도 종사자가 있는 사업자(0.32%)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업종별로는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업의 연체율이 전년보다 0.51%포인트나 상승한 1.93%로 나타나면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사업지원·임대업이 1.31%, 농림어업이 1.29%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별로는 남성의 평균 대출액이 2억486만원으로 여성 1억4431만원보다 많았으며, 연체율도 남성 1.00%, 여성 0.95%로 남성이 소폭 높았습니다. 또 사업 기간별로는 10년 이상 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이 2억1892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체율은 3~10년 미만(1.31%)이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내 한 음식점에서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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