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 기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오일 산업 중심 구조를 벗어나 청정에너지와 원자력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 전환을 추진 중인 UAE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는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서 에너지 부문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습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주요 에너지 기업·기관 인사들은 UAE 측과 구체적인 협력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칼리드 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자는 ‘청정 재생에너지’를 짚어 양국 협력에 뜻을 모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UAE가 재생에너지에 주력하는 이유는 오일머니 의존 산업 구조를 신재생 인프라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전략 때문”이라며 “이번 계기로 국내 기업이 UAE와 진행 중인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국내 기업의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GS에너지는 2021년부터 UAE 국영 석유기업 ADNOC이 추진하는 친환경 블루(저탄소) 암모니아 개발사업에 지분 10%를 확보하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아부다비에 대규모 블루 암모니아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올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블루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연료입니다.
원자력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한전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UAE 원자력공사(ENEC)와 ‘원자력 신기술·AI·글로벌 시장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한전은 UAE에서 바라카 1~4호기 원전을 건설해 상업운전 중이며,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5·6호기 추가 수주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1~4호기를 함께 수주했던 삼성물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기업들의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전은 지난 18일(현지시각) UAE와 소형모듈원전(SMR)의 제3국 공동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SMR 선두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간 20기 생산이 가능한 SMR 전용 생산시설 투자를 준비 중이며, 2027년까지 원자력 및 가스 사업에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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