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코덱스) 총회'에서 K-푸드의 국제 위상 강화를 상징하는 굵직한 성과 등 룰메이커(Rule Maker·새로운 규칙의 주도적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Gim) 제품'에 대한 세계 규격 제정에 돌입하면서 대표적 K-푸드의 국제 기준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과 수출 확대에도 실질적 동력이 될 전망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한 코덱스 총회에서 '김치' 세계규격에 우리 용어를 추가하고 '김' 제품의 규격화 신규 작업 개시를 승인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코덱스 세계 규격은 식품 분야의 유일한 국제 규격입니다. 더욱이 김치와 달리 김은 수입국의 개별적인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이 감소해 김 수출업체의 애로 해소와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경북 예천 도청 신도시의 한 분식점에서 김밥을 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에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는 김 제품은 마른김, 구운김, 조미김 세 종류입니다. 해당 종류는 현재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주원료인 원초 외에도 파래, 감태,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겁니다.
세계 규격으로의 전환은 지역 규격을 바탕으로 하지만 신규 작업 과정에 규격의 내용과 기준 등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지역 규격을 세계 규격으로 전환한 사례로는 인삼 제품과 고추장이 있습니다. K-김 수출은 10억달러 달성에 근접한 국가적 전략 품목입니다. 이번 결정은 세계 소비 증가세에 발맞춰 국제 시장에서 한국산 김의 독보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수부 측은 "국제적인 김 소비 및 교역 증가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김 제품의 규격화를 최초 제안했고 2017년 아시아 지역 규격 채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후 유럽 등 해조류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규격의 세계 규격 전환을 추진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코덱스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명과 제안을 한 결과, 올해 9월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세계 규격 전환을 위한 신규 작업 개시에 대한 동의를 얻어 이번 코덱스 총회에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승준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산물 중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정하는 최초의 세계 규격이 되는 것"이라며 "김의 세계 규격 전환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한국식품연구원 등 전문 기관과 협력, 김 외에 우수한 우리 수산물의 추가 규격 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치의 세계 규격에 우리 용어를 추가한 것과 관련해 농식품부 측은 "주도적으로 국제식품규격 수정 작업에 노력한 성과"라며 "김치 종주국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전통식품인 국내산 김치의 고유성과 차별성을 높여 김치의 브랜드화 및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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