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올해 ‘수출 5강’ 진입을 자신했지만, 산업 고도화와 수출 균형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특히 기간산업인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 통상 장벽, 내수 부진의 ‘삼중고’로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9일 철강 산업의 통계 지표를 분석한 결과, 10년 전 63.8%에 달했던 ‘K-철강’의 내수 버팀목 비중은 건설업 마이너스 성장이 고착화되면서 현재 60%대 선마저 무너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10년 전 주택 공급, 플랜트 수출 호황기 6000만톤 가까이 소화했던 안방 시장이 현재는 전방산업 침체 여파로 5000만톤 초중반대 박스권에 갇히는 등 내수 지지선마저 위태로운 겁니다.
지난 4월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KDB 미래전략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철강재 국내 출하 구조에서 가장 큰 몫은 건설 산업(40.5%)입니다.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국내 건설 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 대비 1.4%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 급감한 수준입니다.
견조하던 자동차(20.1%) 생산마저 전월보다 10.0% 하락하는 등 침체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타 산업이 건설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여기에 비집고 들어오는 ‘중국산 밀어내기’는 난제입니다.
글로벌 철강 수요 흐름을 보면, 향후 3년간 예정된 전 세계 증설량(1억6520만톤) 중 중국의 추가 증설 물량만 4730만톤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는 글로벌 전체 증설량의 28.6%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중국의 총 철강 생산능력도 기존보다 4.1% 늘어난 11억8880만톤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습니다. 같은 기간 인도는 3040만톤(비중 18.4%), 중동 2170만톤(13.1%), 아세안 1,480만톤(9.0%) 증설이 예상되나 중국 생산 폭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중국 내 소화하지 못한 잉여 물량의 저가 덤핑과 미국의 관세 부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보호무역 조치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인도에 6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를 추진하고 미국에 58억달러를 투자해 270만톤 규모 전기로 신설에 나서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벽은 여전합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탄소중립’ 대응입니다. 철강 산업은 국내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 1위로 쇳물 1톤 생산 시 고로 공정(용광로에 녹이는 방식)은 2.32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반면 전기로는 4분의 1 수준인 0.70톤만 배출합니다.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전까지 전기로를 확대하는 징검다리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전기로 증설 속도는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2022년 이후 전기로 증설 계획량을 보면 중국 2300만톤, 일본이 522만톤을 확충했습니다. 한국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신설(250만톤) 1곳에 불과해 향후 저탄소 철강 시장에서의 고립 우려가 큽니다.
지난 4월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원가 부담도 고민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야간 시간대 요금을 인상하는 요금제 개편안을 꺼냈으나 조업 특성상 절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더욱이 향후 수소환원제철 전면 전환 시 필요한 그린수소(연간 412만톤)와 전력(236TWh) 규모도 현행 국내 인프라 수준을 압도해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 전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제도개선을 통해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불공정 수입에 대응해야한다”며 “공정에서는 수소환원제철로의 단계적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 저탄소 철강 시장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국내 철강 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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