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행진, 기후정의행진서 '비인간 동물 권리' 외친다
동물행진, 종각 인근서 독자적인 집회 후 기후정의행진 합류
기후위기 당사자지만 소외되는 '비인간 동물' 목소리 대변해
2025-09-24 14:10:16 2025-09-24 15:17:20
[뉴스토마토 정재연 기자] 기후위기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없어 기후위기 논의에서 소외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비인간 동물'입니다. 비인간 동물의 권리를 위해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이하 동물행진)'이 오는 27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엽니다. 동물행진은 서울 종로구 종각에서 행사를 진행한 후,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리는 '927 기후정의행진'에도 합류해 비인간 동물의 권리를 외칠 예정입니다. 
 
동물행진은 27일 낮 12시 종각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가진 후, 927 기후정의행진이 열리는 광화문 동십자각까지 행진합니다. 동물행진이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는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입니다. 동물행진은 '동물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들은 단체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우리가 외쳐야 할 기후정의는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그 누구도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는 정의"지만,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기후정의에서도 다시 한번 밀려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비인간 동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비인간 동물도 기후정의에 빠져서는 안 될 주체라는 설명입니다. 비인간 동물이라는 표현은 인간을 동물과 구분해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경계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입니다. 
 
지난해 9월7일 '907 기후정의행진'에서 행진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 모습. (사진=동물행진)
 
동물행진은 비인간 동물도 기후위기 당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기후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폭우와 폭염, 가뭄과 산불로 인한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며 "이번 홍수와 폭염에서 가장 많이 죽은 존재 중 하나는 바로 비인간 동물이다. 축사에 갇혀서, 목줄에 묶여서, 양식장에 갇혀서, 도망갈 기회조차 없이 죽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들도 분명한 기후 재난의 피해자이다. 하지만 기후정의의 논의에서 비인간 동물은 여전히 배제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인간 동물들은) 기후 재난 속에서만 죽지 않는다. 공장식 축산업, 전시를 위한 거래와 학대 등 생명을 착취하는 구조 속에서 언제나 내몰려왔다"며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구조 속에서 동물은 끊임없이 바깥으로 밀려난다. 자본주의가 밀어내는 존재와 '함께'해야만 비로소 기후위기에 맞설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침 기후정의행진이 올해 제시한 6대 요구안엔 비인간 동물의 권리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은 4번째 요구안에서 "비인간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존엄하고 안전한 삶과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공공성 강화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6대 요구안의 나머지 내용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 △성장과 대기업을 위한 사업 중단 △농업의 지속가능성 보장 △전쟁 종식 등입니다. 
 
한편, 이번 동물행진에는 지난 21일 기준 39명의 개인, △살처분폐지연대 △넓적한물살이 △핫핑크돌핀스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성미산마을 성소수자인권모임 무운 등 32개 단체가 조직위원회로 참여했습니다. 
 
아울러 동물행진이 종각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선 △피켓 만들기 △초크아트 △굿즈 나눔 △스티커 타투 △패브릭에 물살이 도장 찍기 등 다양한 사전 프로그램이 예정됐습니다. 집회가 시작되면 △동물과 기후 재난 △팔레스타인과 비건 워싱 △생태 파괴와 동물 △바다동물과 기후위기 등과 같은 주제의 발언과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팀인 '호레이'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재연 기자 lotu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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