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김건희씨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한 총재에 대한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해 5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총재가 받는 혐의는 4가지입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줬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대표적입니다.
또 같은 해 4월부터 7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가방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했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있습니다.
아울러 김씨에게 건넨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했다는 업무상 횡령 혐의,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습니다.
앞서 김건희특검은 구속심사 때 한 총재가 세 차례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은 지난 8일, 11일과 1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소환 통보했지만 한 총재는 이에 불응하다가 지난 17일 특검에 일방적으로 자진 출석했습니다.
특히 특검은 한 총재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420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220여쪽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해 재판부 설득에 나섰습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그가 고령인 데다 건강 악화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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