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견은 내신과 외신, 독립언론(화상 참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각본 없이 150분간 기자들 질의에 즉답하며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일정은 숨 가쁘게 돌아갔는데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곧바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 생활비 경감 대책 현황을 점검하며 '민생'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에도 연단 없이 근거리…민감 사안도 '정면돌파'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자회견을 주재했습니다. 이재명정부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를 통한 국정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애초 예고된 90분을 훌쩍 넘겨 150분 동안 이뤄졌습니다. 취임 3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을 당시 시간인 122분보다 더 길게 한 겁니다. 대통령실은 행사 시작 전 케이팝데몬헌터스 캐릭터를 활용한 핀버튼을 제작, 비표로 활용했습니다. 아울러 취임 100일 기자회견 슬로건이 새겨진 떡도 제공했습니다.
3실장(비서·안보·정책)과 참모진 15명이 이 대통령 왼편에 마련된 자리에 배치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포용을 상징하는 흰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습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00일을 짧게 규정하자면,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취임 100일 기념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100일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하나 된 국민과 함께라면 어떤 난제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감탄하는 외국 정상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더욱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위대한 대한국민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말을 마쳤습니다.
질문 분야는 민생·경제·정치·외교·안보·사회·문화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진행 방식은 이 대통령의 공통 질문 선택, 명함 추천, 이 대통령 지목, 사회자 지목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기자회견 형식도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념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연단 없이 취재진과 1.5m 거리에서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총 22개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 분야는 민생과 경제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선택이 어렵다"며 강유정 대변인에게 기회를 넘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부동산' 관련 대책이 기자회견의 첫 질문으로 선정됐습니다. 뒤이어 이 대통령과 강 대변인의 지목으로 내외신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부동산 대책, 양도세, 검찰 개혁,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미 구금 사태, 북한과 대화, 한·미 외교, 언론 개혁(징벌적 손해배상) 등 여러 분야를 질의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각본 없이 즉답하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곧바로 '민생 생활비 절감' 대책 수립 지시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곧바로 '민생' 챙기기에 돌입했습니다. 참모진과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수석보좌관회의를 개최한 건데요. 역시 생중계로 진행됐습니다.
그는 회의 시작에 앞서 참모진에게 소회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지난 시간을 토대로 도약, 성장하기 위해 국가의 역량을 모아가자"며 "작은 차이를 넘어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임기 시작보다 마칠 때 우리 국민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여러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 속에 우리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며 "실질적인 민생 회복을 위한 첩경은 가계 생활비 부담을 더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상과 직결된 주거, 교통, 양육, 교육, 문화, 통신, 에너지 등 7대 핵심 민생 부분에 대한 과감한 생활비 절감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내년 예산에 관련 사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개선이 필요하거나 당장 집행 가능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했으면 좋겠다"며 "민생 문제의 해답은 책상 위가 아니라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KT) 사건의 은폐와 축소 의혹도 제기되는데 분명히 밝혀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소 잃는 것도 문제인데 외양간조차 안 고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질타했습니다. 아울러 "기업은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정부도 보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손을 모아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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