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고전한 제지업계, 펄프가·관세·환율 변수 촉각
펄프가 연초 대비 5.3% 하락…해상운임 42.4% 급락
남미 생산설비 증설로 펄프 장기 안정 전망
무림·한솔, 고환율 수혜에도 경기둔화 주시
2025-09-09 14:49:24 2025-09-09 15:28:3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상반기 고전한 제지업계가 하반기엔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펄프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 고환율 흐름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관세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수요 위축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했습니다. 무림페이퍼 연결 기준 매출은 6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줄었고,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79.5% 급감했습니다. 무림P&P도 매출이 14.7%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습니다. 다만 무림SP는 매출이 973억원으로 10.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솔제지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 늘었지만, 지난해 환경사업본부 대손 처리 기저효과를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66억원으로 12.6% 감소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상반기 매출이 7035억원으로 0.8% 증가에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431억원으로 46.1% 급감했습니다. 깨끗한나라도 같은 기간 매출이 3%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1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업계는 올해 고환율 흐름과 함께 펄프 가격·해상운임 등 원가 안정세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펄프(SBHK) 가격은 톤당 630달러로, 연초 665달러보다 5.3% 낮아졌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5일 기준 1444포인트로, 연초 2505포인트에서 42.4% 하락했습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펄프 가격은 올해 2분기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미 제조사들의 생산설비 증설로 장기적인 가격 안정이 예상된다"며 "미국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관세 부담에 따른 수요 정체와 선복 공급과잉이 맞물려 운임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환율 흐름도 수익성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환율은 1460원대를 기록했고, 최근까지도 138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림그룹은 대미 수출 비중이 약 50%에 달하고, 한솔제지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구조라 고환율의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다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이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솔제지는 올해 전반적으로 선진국 소비 둔화와 미국 보편관세 15% 부과로 업계 환경이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와 중동 지역 분쟁, 미·중 관세 이슈로 물량 증가가 발생하면서 해상운임이 급등했고, 환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됐다"고 밝혔습니다. 
 
깨끗한나라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백판지 수출 감소와 단가 하락,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이 실적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일시적인 투자 요인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무림P&P는 지난 3월 펄프 공장 리빌드와 신규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설비 연결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펄프 가격 불안정까지 겹치며 계열사 수익성이 둔화됐습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미국 관세와 함께 펄프 가격, 환율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경기 장기화가 제지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쇄용지뿐 아니라 포장지를 판매하는 제지업계는 공산품 판매량에 따라 수요가 좌우되는데, 내수 경기 위축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호관세가 적용되면서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원재료인 펄프 가격과 해상운임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원가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솔제지의 한 공장 내부에 종이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한솔제지)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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