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훈풍에도…중형 조선소 수주액 비중 첫 ‘1%’ 아래
케이조선 제외 수주 실적 ‘0’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
10년 내 중형사 소멸될 수도
2025-09-08 13:50:29 2025-09-08 14:54:4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대형 조선업계가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중형 조선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수주액 비중이 1%에 그친 가운데, 적절한 지원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 안에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이 건조한 5만톤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케이조선)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 7일 발간한 ‘2025년 상반기 중형조선산업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 조선사의 수주량은 작년 동기보다 72.0% 급감한 15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은 케이조선이 수주한 중형 탱커 6척을 제외하고, 대한조선, 대선조선, HJ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들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HD현대 계열사이자 대형 조선사로 분류되는 HD현대미포의 중형선 수주량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HD현대미포는 상반기 중형 컨테이너선 16척(30만CGT), 중형 가스선 11척(24만CGT)을 수주했습니다. 국내 중형선 수주량의 78.6%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 조선사의 수주액은 2억9000만달러(약 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액은 국내 신조선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7%에서 5.9%포인트(P) 떨어진 0.8%에 그쳤습니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 비중이 1%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입니다. 보고서는 “신조선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수에즈막스 탱커 등 중형조선사들이 수주해오던 고가 물량의 부재로 상반기 수주액 실적이 매우 부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중형조선사의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상반기 말 기준 168만CGT(63척)로, 연초 대비 20.3% 감소했습니다. 이는 국내 중형 조선사 전체의 약 2년치 일감으로 추정됩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향후 수주 부진이 계속되면 정상 영업이 어려워지고 선가 협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보고서는 “국내 중형 조선산업은 현대미포조선에 집중돼 있으나, 그 외 일반 중형사의 성장과 영업 확대 지원도 필요하다”며 “최근 조선산업의 안보적 기능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조선산업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인식 전환과 정책적 지원 강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조선업에서 중형 조선사는 입지가 점차 약화돼왔으며, 재무적·구조적 한계로 친환경·스마트화 등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10년 내 소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대미 협력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상선은 대형보다 중소형 비중이 크고, 해군 함정 역시 중형 독에서 건조 가능한 수준이어서 중형 조선업의 활용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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