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고기 추가 개방 없이…'마스가·반도체·K원전' 협력
전략 산업 분야 협력 '파트너십'…한미 '신뢰'↑
조선·원자력·항공·LNG·핵심광물 5대 분야 체결
"한·미 반도체 공급망, 강점 기반 '공생 구조'"
미국 내 패키징·파운드리 시설 건설 예정
기업 대미 투자, 사업적 성과는 '더 지켜봐야'
2025-08-26 17:34:15 2025-08-26 17:52:1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이번 한·미 정상 간 '신뢰'를 형성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로 쌀·소고기 추가 개방 없는 전략산업 분야의 협력 파트너십을 꼽고 있습니다. 미국과 조선·원자력·항공·액화천연가스(LNG)·핵심광물 등 5개 분야의 11개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경제와 안보 면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활용한 조선업 부흥과 반도체·원전 사업은 기대감이 높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서 계약·업무협약 총 11건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손잡은 '제조업 교두보'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조선 분야 MOU와 관련해서는 우리 조선사들이 미국 조선업과 해양 역량 강화, 미국 군함 유지·보수·정비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게 되면서 '양국 윈-윈(Win-win)' 등 조선 분야 협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한국산업은행·서버러스 캐피탈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를 조성합니다. 
 
항공 분야 MOU는 대한항공이 보잉사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362억달러 규모)를 신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GE에어로스페이스와 엔진 구매·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총 137억달러 규모)도 체결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트라피구라 등과의 연 330만톤 규모의 중장기 LNG 도입도 체결했습니다. 2028년부터 약 10년간으로 계약 물량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기업인 쉐니에르 등으로부터 공급받게 됩니다. 가스공사 측은 여러 공급 업체로부터 경쟁력 있는 가격 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향후 국내 천연가스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엇보다 중동 지역에 편중된 도입선이 미 주공급원으로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서는 고려아연이 글로벌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는 게르마늄 장기 공급으로 핵심 희소금속 분야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K-원전' 미 시장 신호탄…반도체 '공생 구조'
 
원자력 분야 MOU는 4건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 및 시장 확대 협력을 목표로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엑스-에너지(X-energy)·아마존웹서비스가 손을 잡았습니다. 
 
아마존은 자사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맞춤형 SMR 해법을 도입하기 위해 한수원·엑스-에너지와 긴밀히 협력하는 방식입니다. 미 에너지부(DOE) 지원 아래 Xe-100 상용화를 추진 중인 엑스-에너지는 텍사스주 다우 케미컬 부지 원전 건설을 위해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건설 허가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아마존·엑스-에너지와의 전략적 협약을 계기로 신규 원전을 통한 총 5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한 만큼, 한수원이 축적한 원전 설계·건설·운영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수원은 현지 시장 입지를 조기에 확고히 할 계획으로 미 SMR 사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는 미국 텍사스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합니다. 한수원, 삼성물산과 페르미 아메리카는 AI 캠퍼스 프로젝트 건설에 협력합니다. 
 
또 한수원·포스코인터내셔널과 미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Centrus)는 우라늄 농축설비 구축 투자에도 공동 참여합니다. 미국 내 착공 예정인 신규 원심분리기 공장에 대한 국내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농축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한수원과는 올해 2월 맺은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의 공급 물량을 확대합니다. 한미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고성능 AI 칩 제작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D.C.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미 반도체 공급망은 서로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공생 구조"라며 "고성능 AI 칩 제작에 필요한 한국산 HBM은 미국 AI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삼성과 SK 등 국내 기업이 미국 내 패키징·파운드리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며,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서 계약·업무협약 총 11건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업적 성과로 이어져야"
 
하지만 대대적으로 단행될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도 사업적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한·미 제조업 협력의 르네상스로 칭하는 등 양국 제조업 협력의 범위와 깊이가 확대될 예정이나 실제적 파급 효과를 단시일 내 가늠하긴 쉽지 않은 데다, 고관세 영향에 따른 상당한 파장도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관련 전문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산업 분야의 협력 파트너십을 맺은 건 안보이자 신뢰를 형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도 "투자에는 기회와 위험이 동반한다. 트럼프의 독단적인 행보에 올라탈 수밖에 없는 협력 구조로 위험 분담과 이익 사이의 실리 관계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관세 인상 합의 건에 대해서는 조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안다. 고율 관세에 따른 파장은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중국과 자석 등 희토류 문제로 200% 관세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 분절화 시대를 빠르게 준비·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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