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하며,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양사는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입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사진=HD현대중공업)
27일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각각 이사회를 개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됩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1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2월15일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해 “조선 계열사 3곳 중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조선·방산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이번 합병은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종합 역량의 확장, 시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역시 최근 자국 내 1, 2위 대형 조선사 간 합병을 완료한 바 있습니다. 최근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그룹 산하 자회사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가 인수합병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고,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은 2위 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의 지분을 기존 30%에서 60%로 늘려 자회사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합병은 통합 HD현대중공업이 방산 분야에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HD현대미포는 함정 건조에 최적화된 도크와 설비, 그리고 숙련된 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빠르게 선점한다는 계획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앞둔 상황과, 전 세계적으로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K-방산에 대한 수요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실적을 통합, 이 분야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하고 점유율을 높여 나갈 방침입니다. 친환경 신기술 선점을 통해 기술 초격차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양사의 R&D와 설계 역량을 결집해 신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개발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친환경 규제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 부문 해외 사업을 전담할 투자 법인을 올해 12월 싱가포르에 설립할 예정입니다. 이 법인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거점을 관리하며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중 조선사에 밀려 고전 중인 일반 상선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을 도모하고, 해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 재편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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