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통일교 '대선 개입'…특검, '김건희 고리' 찾기 주력
특검, 21일 김건희 구속 후 3번째 소환조사…'진술거부 중'
통일교, 20대 대선·전당대회 등 주요 선거 개입 의혹 비화
김건희 개입 알았나…기소 앞두고 연결 고리 찾는 게 관건
2025-08-21 17:27:56 2025-08-21 17:51:43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통일교가 20대 대선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김건희 특검은 이 과정에 김건희씨가 연루됐을 가능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최근 통일교의 대선 개입 정황과 이를 김씨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녹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특검은 김씨의 구속 기한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하고, 그를 재판에 넘기기 전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7월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원궁 모습. (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은 21일 오후 김씨를 소환 조사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통일교 청탁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씨 출석은 지난 12일 구속된 후 세번째입니다. 특검 관계자는 김씨 소환과 관련해 "질문지 100여장을 준비했다"면서도 "김씨가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어서 이를 다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이 김씨를 포함해 통일교 관계자들까지 수사하면서 초점을 맞췄던 것은 통일교 청탁 의혹 건입니다. 하지만 수사를 지속하면서 통일교가 대선 개입,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번졌습니다. 다만 그간 특검은 통일교 대선 개입 의혹에 김씨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대선 관련해 김씨와의 연결 고리가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겁니다. 특검은 지난 20일 통일교가 대선에 개입한 것을 김씨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통화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TBC>에 따르면 대선이 끝난 2022년 3월30일, 김씨가 "애 많이 써줘서 고맙다"라고 하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교회만 아니라 학교, 대한민국 조직 기업체까지 동원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한 내용입니다. 게다가 김씨가 "선거 때 많이 도와줬는데 조금만 더 도와달라"라는 발언을 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18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교가 20대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향신문>은 지난 20일 특검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자금 5000만원이 국민의힘 중앙당과 윤석열 캠프 쪽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확보했다고 했습니다. 5000만원 수령 시기는 대선을 앞둔 2022년 3월4일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개입 의혹도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을 규명하고자 국민의힘 당사와 국회 본관 내 사무총장실 등에 수사관과 포렌식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 통일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하는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특검은 윤영호 전 본부장과 전씨가 지난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당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통일교 신자를 대거 입장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자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로부터 "통일교 교인의 집단 입당을 통해 김기현 의원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을 도왔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국민의힘 관련 압수수색 영장은 전날 기한이 만료됐습니다. 건진법사와 윤 전 본부장과 연결시킨 사람은 노모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통일교와 건진법사의 당대표 선거 개입 의혹에 김씨가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는 특검이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당시 윤 전 본부장은 문자메시지로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면서 권성동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검은 현재 김씨 구속 기한을 오는 31일까지로 연장한 상태입니다. 10일가량 남은 만큼, 그 안에 김씨의 혐의를 다져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 
 
김씨의 진술 거부와 달리, 청탁을 중개한 전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포기했습니다.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전씨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입니다. 전씨는 지난 2022년 4~8월 통일교 측에서 받은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 김씨 측에 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씨가 이와 함께 청탁한 각종 통일교 현안은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입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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