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민 장관 취임에도 '인사기획관리과장'은 육사 독점
<뉴스토마토>, 2010년 이후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 명단 입수
'군 인사는 우리가'…육사 출신 인사 직능 엘리트 직속 후배 대물림
안규백 장관,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임명…인사기획관리과장도?
2025-08-18 19:12:46 2025-08-19 14:48:4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방부가 문민 장관 시대를 맞았지만, 군 인사를 관리하는 국방부 핵심 부서의 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바로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입니다. 60년가량 육사 출신이 군 인사·진급·보직을 쥐고 있었으나, 그간 면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계급은 대령, 직책은 과장에 불과해 눈에 안 띈 겁니다. 하지만 육사 출신의 인사 직능 엘리트들은 대물림하듯 직속 후배들에게 인사기획관리과장 자리를 넘겼습니다. <뉴스토마토>는 2010년 이후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 명단을 입수해 공개합니다. 
 
지난해 2월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 연병장에서 열린 제80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졸업생도들이 임관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은 인사복지실 소속이며, 인사기획관의 지시를 받습니다. 계급은 대령, 직책은 과장인 탓에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 요직 중 요직입니다.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사기획관리과장은 △인사복지실, 인사기획관 내 업무총괄 조정 △각종 보고·회의·기획·계획 업무 △대국회, 당·정 업무, 정책설명회 자료 준비 △전시대비 인사계획의 수립·조정 △군인 인사관리정책의 수립·조정 △장관급 장교 인사 및 제청심의위원회 운영 △장교의 임관·진급·전역·제적·임명 및 해외파견 명령 △국방부·국방부 직할부대 및 군외 기관의 대령 이하 장교인사 통제 △공무해외출장의 조정·통제 등을 담당합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직책은 육사 출신의 인사 직능 엘리트들이 세습·독점하는 자리입니다.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을 거친 이들은 대부분 장군으로 진급하고, 최고 요직인 육군 인사참모부장을 역임하는 게 코스입니다. 3성 장군으로 진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1960년대 이후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은 무조건 육사 출신만 들어왔다"며 "자기보다 1~2기수 아래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자기들끼리 인사 조직 연대를 구축해 각종 인사, 특히 소령→중령, 중령→대령 인사에 알음알음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반면 인사기획관리과장은 '대령급 과장'인 탓에 감시와 견제가 다소 소홀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안규백 민주당 의원을 국방부 장관에 기용, 64년 만에 국방부 문민 장관 시대를 열었습니다. 안 장관도 군 장성 출신 인사가 독점했던 인사기획관에 일반인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전 군사시설기획관을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인사기획관 아래에 있는 인사기획관리과장은 여전히 현역 군인, 그것도 육사 출신입니다. 
 
<뉴스토마토>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위관·영관·장군급장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기획관리과장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이들이 해당 직책을 수행한 후 어디까지 진급했는지도 확인해봤습니다. 
 
2010년 이후 순서대로 따져보니 △김일수 소장(육사 41기, 전 육군종합행정학교장) △정진경 중장(육사 42기, 전 육군사관학교장) △강창구 중장(육사 44기, 전 육군사관학교장) △김병곤 준장(육사 45기, 전 73사단장) △성낙정 대령(육사 47기, 전역 후 육군인사사령부 인력획득처장 재직 중) 등이 인사기획관리과장을 거쳐갔습니다. 
 
이후엔 △김경중 소장(육사 48기, 현 육군부사관학교장) △이우헌 소장(육사 50기, 현 52사단장) △정진웅 준장(육사 51기, 현 3기갑여단장) △김현석 준장(육사 52기, 현 육군본부 인사기획근무차장) △이창용 준장(육사 54기, 현 30기갑여단장) 등입니다. 모두 현역 장성입니다. 현 인사기획관리과장은 △김선범 대령(육사 56기)입니다. 
 
15년간 해당 자리를 거친 건 11명입니다. 평균 1.6개월 정도 근무한 겁니다. 육사 1~2기수끼리 자리를 넘겨주는 현상도 뚜렷했습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군 인사도 예전과 달리 시스템 인사가 많이 정착됐다, 그리고 요즘은 육사 출신이라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건 없고, 타군(3사, ROTC, 학사)라고 해도 능력 있으면 진급한다"면서도 "다만 인사기획관리과는 예외라는 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군 인사를 담당한다고 해서 반드시 현역 군인, 그것도 육군 출신만 인사기획관리과장을 맡을 필요는 없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국방부 인사기획관 아래엔 인사 업무를 맡은 7명의 과장(인사기획관리과장 포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현역 군인은 단 2명입니다. 5명은 일반인 공무원입니다. 
 
이에 안 장관이 취임 후 인사기획관에 일반인 공무원을 임명한 것과 맞물려 인사기획관리과장에 육군이 아닌 해병·공군, 육사가 아닌 3사·ROTC·학사 출신 등을 기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당시 '민간인 국방부 장관 임명'을 강조하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군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군령은 현역(군인)이 맡고, 군정은 융통성 있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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