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지만 연구개발 비용은 오히려 전년보다 대폭 줄였습니다. 신약 연구개발비는 재무제표상 영업손실로 잡히기 때문에 연구개발 투자 금액 많을수록 영업이익이 악화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천당제약의 누적 기준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억9191만원, 3억3952만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습니다. 전체 연구개발비 금액은 전년 동기 94억7236만원에서 44억3471만원으로 53.2% 감소했습니다. 전체 매출액 중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9.17%에서 4.12%로 5.05%포인트 줄었습니다.
최근 삼천당제약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강화보다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비젠프리는 전 세계 최초로 사전충전형주사제(PFS) 형태로 개발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유럽에서 PFS 제형과 바이알 제형 등 두 가지 제품에 대해 시판 허가를 받았습니다.
비젠프리는 오리지널 의약품 미국 리제네론의 아일리아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로, 황반변성 치료제입니다. 지난해 아일리아의 글로벌 매출은 약 13조3300억원에 달합니다. 오는 11월 유럽 특허 종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나눠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밖에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가 판매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리벨서스의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오리지널 의약품 리벨서스는 위고비와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의약품으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죠.
삼천당제약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제네릭이 오리지널 의약품 리벨서스와 비교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서 동등함을 입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삼천당제약 측은 "최고혈중농도 및 약물 노출량 수치가 오리지널 대비 100% 수준으로 일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삼천당제약이 생동성 시험에 성공했어도 제네릭 개발에 중요 절차인 특허 회피 승인을 받아야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오리지널 신약이 특허 보호를 받는 기간 동안 경쟁사들의 제네릭 제품 출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국내에서 리벨서스의 특허 만료 시점은 제형이나 용법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세마글루타이드 구조에 대한 물질 및 구조 특허는 2028년 8월5일에 만료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세마글루타나이드가 유효 성분인 품목들의 특허 기간은 2026년에 만료돼야 하지만 존속 기간이 2031년 12월까지로 연장됐습니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리벨서스 제네릭 상용화에 핵심인 특허 회피에 대해 이미 완료하거나 성공한 것 같은 표현을 보도자료에 써 논란을 일으켰죠. 회사 관계자는 "현재 리벨서스 제네릭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고 향후 특허 회피 전략은 기밀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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