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다시 하면 돼”…수방사 중사 “윤석열 목소리 들었다”
이진우 운전수행 부사관 증인 출석
“두 번 세 번 계엄” 앞 증언과 일치
수사기관서 함구하다 법정서 첫 증언
2025-08-18 17:35:13 2025-08-18 18:23:04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가 12·3 비상계엄 당시 “두 번 세 번 계엄 하면 된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또 나왔습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운전수행 부사관으로 근무했던 이민수 중사는 법정에 출석, 수화기 너머로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는 윤씨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건희씨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이 지난 7일 오전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뒤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8일 윤석열씨에 대한 내란 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4차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윤씨는 이날도 건강상 이유를 들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0일 재구속된 뒤 연속 5차례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겁니다. 재판부는 이날도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궐석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이 중사는 이날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중사는 비상계엄 당시 이 전 사령관을 태우고 차량을 운전해 이 사령관 공관에서 수방사 본청, 35특임대대, 국회, 여의도 진지 등을 오갔던 인물입니다. 당시 차량에는 이 전 사령관과 그의 전속부관인 오상배 대위가 함께 탑승했습니다. 
 
이 중사는 차량 안에서 이 전 사령관이 윤씨와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중사는 “첫 번째 전화는 정확히 기억 안 나고, 두 번째 전화 때 '총'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피고인이) ‘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사는 이 전 사령관이 윤씨와 통화를 했다는 건 오 대위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오 대위가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연결해 줄 때 ‘대통령님 전화십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아울러 이 중사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서 (통화 내용을) 아는 건가, 사령관이 응답한 내용을 듣고 유추했나”라는 특검 질문에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증언은 앞서 오 대위의 증언과 일치합니다. 오 대위는 지난 5월 윤씨의 3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가 이 전 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두 번 세 번 계엄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오 대위도 수화기 너머 윤씨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사는 이날 법정에서 이 전 사령관과 윤씨의 통화를 들었다고 처음 진술했습니다. 애초 그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엔 이러한 진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중사는 이번에 증언하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 “(조사) 당시 긴장하고 떨렸다. 저한테 피해가 올까봐 (말 못했다)”며 “이 사건 내용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자신이 부끄럽고, 누구한테 말을 함부로 못 해 잠이 안 오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씨 측은 그동안 이 전 사령관과 오 대위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들어 오 대위 진술 신빙성을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비상계엄 당시 차량이 국회 앞에서 정차해 있을 때, 오 대위는 이 중사가 졸고 있다고 말했고, 이 전 사령관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 대위는 당시 야근 당직으로 피곤해서 졸았다며 오 대위 진술에 힘을 실었습니다. 
 
윤씨 측은 통화한 시점과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물으며 진술 흔들기에 나섰지만, 핵심인 통화 내용에 대한 진술 신빙성을 무너뜨리진 못했습니다. 이 중사가 오 대위 지시로 이 전 사령관 차량 블랙박스를 삭제한 점을 두고, 윤씨 측은 “검찰이 증거인멸로 처벌하겠다고 했냐”고 물었지만 이 중사는 “따로 못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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