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디티앤씨, '자회사 손절'로 모회사 방어?…CB 리스크 부각
디티앤씨, 유형자산 취득 위해 알오 지분 10%포인트 매각
공시 이후 처분 단가 하락에 매각 금액도 계획보다 줄어
모회사-자회사 전부 CB 풋옵션 이슈 발생으로 어려움
2025-08-01 06:00:00 2025-08-0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0일 17: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진단기기 등 시험인증 사업을 진행하는 디티앤씨(187220)가 자회사인 디티앤씨알오(383930) 보유 지분을 처분 단가 하락까지 감수하면서 10%포인트 가까이 매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디티앤씨 최대주주이자 디티앤씨알오 대표이사인 박채규씨도 개인이 보유한 디티앤씨알오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디티앤씨는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디티앤씨알오 지분을 매각했다고 공시했지만,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등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자회사인 디티앤씨알오 역시 CB 풋옵션 우려가 높은 상태다.
 

디티앤씨알오 분석센터(사진=디티앤씨알오)
 
최대주주 디티앤씨, 올 들어 2차례 걸쳐 보유 지분 10% 매각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디티앤씨알오는 올해 들어 총 4차례 주요주주특정증권등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2건은 최대주주인 디티앤씨가, 나머지 2건은 디티앤씨알오 대표이사이자 디티앤씨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박채규 대표가 보고한 내용이다. 디티앤씨알오는 디티앤씨가 지난 2017년 설립한 회사로 의약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화장품·화학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비임상 서비스(CRO)를 제공하고 있다.
 
세부 공시 내역을 살펴보면 모회사인 디티앤씨는 처분단가 하락을 무릅쓰고 지속해서 디티엔씨알오 지분을 처분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처분 계획을 공시한 2월13일 당시 디티앤씨는 보유하고 있는 디티앤씨알오 주식 52만주를 처분단가 7350원, 총 38억원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3월19일 공시된 보고서에서는 처분단가 5850원, 총 30억원에 처분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어 디티앤씨는 4월16일에도 추가적으로 디티앤씨알오 주식 52만주를 처분단가 5850원, 총 30억원에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실제 처분 내역에서는 처분단가가 줄어들고 처분 주식 수가 늘었다. 5월30일 공시에 따르면 37만5000주를 처분단가 4050원, 총 15억원에 처분했고, 6월5일 공시에 따르면 37만5000주를 처분단가 4285원에 총 16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디티앤씨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주식수는 393만주가 됐으며, 지분율은 2월 처음으로 처분 계획을 밝힐 당시의 40.72%에서 30.74%까지 떨어졌다. 이 밖에 박채규 대표이사의 경우 4월15일 보유 주식 17만6000주(지분율 1.38%) 전량을 처분단가 7110원에 처분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사의 주가가 거래계획보고 내역 대비 30%를 초과해 변동함에 따라 계획을 한 차례 철회했다. 박 대표는 6월 재차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보고했고, 처분 결과가 반영된 보고서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모회사 유동성은 CB 발행으로 숨통…자회사 지원 여력은 '글쎄'
 
실제 보유 지분 처분이 이뤄진 디티앤씨만 놓고 보면 회사는 자회사 지분 거래목적에 대해 '유형자산 취득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회사 지분 처분을 통해 얻은 금액이 온전히 유형자산 취득으로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긴다. 현재 모회사인 디티앤씨와 자회사 디티앤씨알오 모두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둘 다 보유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대비 차입금 상환 부담이 크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디티앤씨알오의 현금성 자산은 38억원인데 반해 단기 차입금 규모가 101억원에 달하며, 디티앤씨의 현금성 자산은 53억원에 사채 포함 유동차입금 규모만 326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좀 더 급한 쪽은 모회사인 디티앤씨인데, 이달 들어 120억원 규모의 4회차 전환사채(CB) 전량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됐다.
 
그러나 디티앤씨 측은 유동성 압박 해소를 염두에 둔 자회사 지분 매각이 아니냐는 본지의 질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디티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형자산 취득에 모두 사용했다"며 "본사(디티앤씨)에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그쪽에 돈이 좀 필요하다 보니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에 썼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동안 유형자산 취득에 투입된 비용만 75억원으로, 자금 소요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압박과 관련해서는 지난 6월 4회차 CB의 채무상환자금 마련 목적으로 발행한 5회차 CB를 통해 당장의 급한 불을 끈 모양새다. 이에 남아 있는 당면 과제는 자회사인 디티앤씨알오의 채무상환이다. 디티앤씨알오도 지난해 2월 1회차 CB 발행으로 160억원을 조달한 바 있고, 현재 회사의 주가는 리픽싱 최저한도에 도달한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어 풋옵션 행사 시 유동성 압박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해당 CB의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내년 2월부터다.
 
디티앤씨알오는 현재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모회사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지배력 상실을 무릅쓰고도 유형자산 취득 목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처분했다는 건 모회사의 유동성이 그리 풍부하지 않다는 걸 반증하기도 한다. 이에 디티앤씨알오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디티앤씨알오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냐는 <IB토마토>의 질의에 대해 "지금 추진하고 있고 확정이 되면 공시가 나갈 예정"이라며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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