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선' 정청래 대 박찬대…운명의 '한 주'
초반 승기 잡은 정청래, '선명성' 강조하며 굳히기
박찬대, '막판 승부수'로 대야 공세로 표심 공략
2025-07-27 17:41:32 2025-07-27 17:41:32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민주당의 새 당대표를 뽑는 경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청래·박찬대 후보 간 막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치른 경선에서 열세에 놓인 박 후보자는 공천 혁신안 등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두 후보는 강선우 의원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놓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천 혁신·야당과 협치 놓고 이견…'선명성' 경쟁
 
두 후보는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위한 공천안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후보는 27일 언론에 "당대표가 된다면 당 기여도와 충성도 등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식으로 컷오프(공천배제) 혁신안을 마련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노컷(컷오프 없음) 공천' 주장은 무자격자의 난립을 초래할 수 있어 공천 개혁이 아닌 구태정치의 부활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박 후보의 발언은 최근 정 후보가 페이스북에 "억울한 컷오프가 없는 노컷 당대표가 되겠다"고 한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후보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아무리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는 말을 앞세워도 '노컷'을 강조하는 순간 무자격자들이 환호할 것"이라며 "퇴출 대상자들에게 출마 기회를 줄 것처럼 현혹할 의도가 아니라면 노컷 구호는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천 혁신안 외에도 야당과 협치를 놓고 이견이 있는데요. 정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선명성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야당과 협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그는 지난 26일 "협치보다 내란척결이 먼저"라며 "사람을 죽이려 했던 자들과 협치를 함부로 운운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박 후보가 지난 16일 당대표 선거 TV토론회에서 집권 여당 대표로 야당과 협치도 추구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 후보자도 야당과 협치에 대해서는 일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지난 25일 "윤석열 내란 사태에서 인간 방패 역할을 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인간 방패 45인 국회의원은 '내란 동조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한 이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정청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수해복구 현장에서 최재구 예산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선우 낙마' 입장차…'명심'과 '당심' 엇갈려
 
'강선우 전선'도 변수입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고 강 전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박 후보자의 글이 작성된 직후 강 전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후보자가 대통령실에 언질을 받았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일각의 해석에 반박했는데요. 그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해 동료 의원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는 요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이재명 정부 인사 문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정 후보자는 전당대회 초반부터 강 전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습니다. 강 전 후보자가 사퇴한 직후에도 페이스북에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며 박 후보자와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정 후보자에 모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반 여론에서는 강 전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당심에서는 강 전 후보자를 옹호하는 반응이 높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두 후보가 입장차를 보이자 일부 당원들 사이에 비방전이 오가며 과열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두 호보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란히 "우리는 단일대오"라며 "상대 후보에 대한 도 넘는 비방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메시지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깜깜이 기간'…정청래 '굳히기' 박찬대 '뒤집기' 
 
전국적인 폭우 피해로 최대 승부처인 호남과 수도권 순회 경선을 미룬 두 후보는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에 돌입했습니다. 정 후보는 앞서 충청·영남권 경선의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승한 기세를 몰아 '굳히기' 체제로, 박 후보는 '뒤집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깜깜이 기간 전 지난 18일에 발표된 한국갤럽(지난 15~17일까지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 ±3.1%포인트·응답률은 12.8%)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에서 박 후보가 29%, 정 후보가 30%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층(표본오차 ±4.6%포인트·조사 완료 사례수 기준 461명)에서는 박 후보가 34%, 정 후보가 47%로 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21일 공표된 여론조사 꽃(지난 18~19일까지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CATI 전화면접조사 방식·신뢰수준은 ±3.1%포인트·응답률 12.9%)에 따르면 박 후보가 전화면접조사에서 26.1%, 정 후보가 32.9%로 6.8%포인트 격차를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오는 2일에 열리는 전당대회는 권리당원 투표 55%, 대의원 1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됩니다. 현재 권리당원 투표는 충청과 영남 지역만 완료됐으며, 호남과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은 당일 현장 투표로 대체되는데요. 전체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밀집한 호남 지역 투표 결과가 최종 승부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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