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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21일 18: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실채권(NPL) 전업사의 채권 매입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은행권 매각 규모가 유지되는 가운데 전업사의 매입은 제한되면서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그동안 매입을 크게 늘려온 전업사는 투자 확대보다는 회수 실적 관리로 무게추를 옮겼다. 최근 2년~3년 매입률이 워낙 높았던 탓에 해당 건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 지속…전업사 매입률 '뚝'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실채권 전업사의 평균 매입률은 올 상반기 71.5%를 기록했다. 이는 부실채권에 대한 ‘대출원금(미상환 원금 잔액)’ 대비 ‘매입가격’ 개념이다. 2023년에는 87.2%로 최고치를 나타냈다가 지난해 79.6%로 떨어진 후 올해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부실채권을 더 낮은 금액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뜻이다.
부실채권 매입 사업은 ▲연합자산관리 ▲대신에프앤아이 ▲하나에프앤아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 ▲키움에프앤아이 등 전업사가 은행권으로부터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사들이는 구조다. 상반기 매입률의 경우 대상에 따라 일반은행이 72.9%, 국책은행이 67.2%였다.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계속 증가해 왔다. 2023년 5조5000억원, 2024년 8조3000억원, 올 상반기 3조8000억원 등으로 파악된다. 전년도 상반기에는 4조원 정도였다. 앞서 2022년 하반기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나자 구조조정 시장도 함께 커진 것이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2023년 12조5000억원, 2024년 15조원, 올 1분기 16조6000억원 등으로 나온다.
올해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지난해 8조3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하락 효과가 반영되면서 거시적 경제 환경이 조정되고 있지만 부실채권 신규 발생이 여전히 잇따르고 있어서다. 매각 시장도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부실채권 전업사의 매입률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매입액은 2023년 4조8000억원에서 2024년 6조6000억원으로 커지고 올 1분기도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강화 조치에 따라 전업사의 매입 규모가 제한되고 있다. 시장에서 부실채권 공급은 넘쳐나는데, 수요가 조정된 것이다.
향후에는 매입률뿐만 아니라 부실채권 매입액도 감소 전환할 것으로 언급된다. 이러한 양상은 올 하반기, 특히 4분기쯤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서는 부실채권 투자 확대보다는 그동안 늘려온 것에 대한 관리로 시선을 돌리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변동에 회수 실적도 주시…매입률 변수
전업사 개별적으로는 회수 실적 관리가 부각된다. 전업사가 가져가는 부실채권은 기업대출 채권 중에서도 부동산담보대출 자산이 많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담보 가치도 하락하는 상황이다.
부실채권 회수 기간은 통상 3년~5년 정도로 알려졌는데, 기간이 더욱 장기화되면서 채권 정리에 따른 기대수익률 역시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상위권 회수 성적을 살펴보면, 연합자산관리는 회수율이 2019년(114.6%)과 2020년(117.8%), 2021년(101.4%) 등은 모두 100%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건은 2022년 74.1%, 2023년 56.0%, 2024년 19.6% 등이다. 회수 실적은 기간이 경과하면서 더 증가할 예정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2021년 회수율이 91.2%며 2022년 58.3%, 2023년 59.1%, 2024년 14.6% 등으로 나온다. 연합자산관리와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 업계서 시장점유율 각각 1위, 2위로 높은 곳인데 회수율도 우수하다.
3위권인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해 회수손익 감소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503억원에서 28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방에 있는 소규모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회수 속도가 저하된 탓이다. 회수율은 2021년 84.5%, 2022년 66.7%, 2023년 42.9%, 2024년 18.3%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높아진 매입률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매입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고금리 이전의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2023년은 80%~90% 수준으로 높았기 때문에 회수율 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이전에 매입한 부실채권은 매입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라면서 “이러한 건들은 100%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부실채권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산 회수 쪽을 더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고, 인력을 더 투입하고 있다”라면서 “결국 회수는 부동산 시황이 좋아져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금리가 떨어지면 부동산 쪽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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