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년 새 급감한 법인세 수입과 관련해 법인세율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과세 기반 확충…세제 전반 살펴볼 것"
구 후보자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오기형 민주당 의원의 '법인세 원상 회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에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는 과세)이라든지 (법인세 인하) 효과 등을 따져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석열정부의 감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는 질의에는 "감세를 하더라도 감세가 다시 성장에 활력이 되는 타깃팅을 정확히 해야 한다"며 "그냥 감세를 하면 투자할 거라는 식의 정책은 좀 깊이 있는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 후보자는 "지난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으로 세수결손이 컸다"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과세 기반 확충을 위해 비과세 감면 등을 점검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수를 점검해보니 2022년도에 총국세가 396조원이었는데, 2023년도에는 344조원, 지난해에도 337조원이었다. 올해도 10조원 이상의 (세입) 경정을 한 상황"이라며 "법인세 같은 경우는 2022년도 100조원에서 작년도에는 거의 한 60조원까지 40%나 빠졌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과세 감면과 탈루소득, 과세 형평 합리화 등을 점검해 진짜 대한민국을 대전환할 수 있는 부분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5700억원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80조4200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62조5000억원까지 감소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정부는 22%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최종 1%포인트 낮춘 바 있습니다. 여기에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이 악화한 점도 법인세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 후보자는 '법인세율을 인하했지만 성장효과는 없었다'는 안도걸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세제 운영에 있어 부담할 부분은 부담해야 되고 또 어려운 계층은 부담을 줄여주는 강약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방향으로 세제 전반을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재부는 이달 말~8월 초 내년도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반복된 세수 추계 오차에 관해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민간위원들과 세수 추계를 같이 한다든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아 선진국이 세수 추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리얼타임으로 받아 AI를 장착해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 후속 조치 필요성에 관한 김태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주주 이익을 강화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이사회 입장에서는 잘못하면 배임죄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소극적으로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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