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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7일 10: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지주(175330)의 주가 상승에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고 투자금을 선제적으로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얼라인파트너스는 행동주의 캠페인을 통해 동종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 JB금융지주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얼라인파트너스 인수 이후 3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동종 업계 경쟁사 주가가 2배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행동주의 펀드 성과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사진=JB금융그룹)
주주환원 요구하며 이사회 편입…'장기 투자' 초점
JB금융지주 주가는 2022년 5월 얼라인파트너스가 약 14% 지분을 매입했을 당시 주가는 8000원 후반대 수준이었다. 2022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채권시장 리스크 등으로 한때 주춤했지만, 2023년 들어 은행업종 전반의 상승세와 함께 크게 반등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과정에서 JB금융을 상대로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환원 하라고 공개 제안했고, JB금융지주는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을 45%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주주환원율은 2021년 23.0%에서 27.0%(2022년), 33.1%(2023년), 32.4%(2024년)으로 높여가는 추세다. 2022년까지 실시하지 않았던 자사주 매입·소각도 2023년 2만9975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3만주를 소각했다.
JB금융지주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2만3900원이다. 경쟁사인
BNK금융지주(138930),
iM금융지주(139130)(옛 DGB금융지주)의 주가가 최근 1만5000원대를 오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행동주의 펀드 개입으로 인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BNK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는 2022년 5월 6000~7000원대에서 2배가량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JB금융지주는 그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얼라인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JB금융지주에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2023년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등의 주주환원책도 함께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했지만, 당시 표결에선 경영진 측에 패배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순이익 50% 이상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으로 돌려달라는 공개 요구에 나서는 등 행동주의 캠페인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엔 이사회 장악이 성과를 거뒀다. 3월 열린 정기주총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초로 주주 추천 이사가 선임됐고, 장기 투자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얼라인파트너스는 집중투표제를 적극 활용해 얼라인파트너스 측 후보인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이사,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를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리캡 추진 가능성 높아…추가 밸류업 '기대'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한 회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2022년 5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약 2500억원에 JB금융 지분을 인수했다. 프로젝트 펀드 등을 통해 1100억원, 나머지 약 14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당시 주당 투자 단가는 9000원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투자금 대비 2.77배의 수익이 가능하다.
다만 JB금융지주 이사회에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이사가 선임된 데다, 앞서 발표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이행에 따른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어 리캡 가능성이 더 크다는 평가다. 특히 밸류에이션 지표도 아직 얼라인파트너스가 기대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섣부른 엑시트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분을 인수하기 전까지 JB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으로 심각한 저평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PBR는 0.81배로 올라섰고, 주가수익비율(PER)도 2023년 3배 수준에서 지난해 6.89배로 2배 넘게 뛰었다. 전반적인 밸류에이션 지표가 업종 평균보다 낮아 추가적인 재평가 여력이 있고, 최근 개선 추이를 고려하면 리캡을 통한 투자금 일부 회수를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업계는 진단했다.
다만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선 대규모 물량출회(오버행)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JB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삼양사 측 지분이 15%를 초과할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초과분을 시장에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양사 지분은 현재 14.30%로, 특수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14.77%다.
JB금융지주가 앞서 발표한 500억원의 자사주 소각 예정일은 오는 25일이다. 해당 주식 소각이 이뤄지면, 삼양사 지분은 15%를 초과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삼양은 지난 2일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12만5000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처분하는 등 15%를 넘기지 않기 위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밸류업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오버행 이슈에 대한 문제는 삼양사에서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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