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카오페이, 오버행에 과열 후유증까지…주가 '투매' 현실화
2대 주주 알리페이 EB 발행 공시에 주가 급락
스테이블코인 기대감 식어 투자심리 '위축'
2025-07-18 17:42:43 2025-07-18 17: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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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에 과열됐던 카카오페이(377300) 주가가 최근 5일 만에 30%가량 급락했다. 최근에는 2대 주주 지분 매각 이슈로 인한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우려까지 겹치며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7월 중순 들어 급전직하 중이다. 11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 동안 32.20% 폭락했으며, 한때 11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5만8900원까지 주저앉았다. 52주 최고가(11만4000원)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5월 말 3만2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6월25일 장중 11만4000원까지 한 달 새 256% 폭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몇 주 사이에 초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위험으로 지난 6월 말 카카오페이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해 1일간 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이후 거래 재개 직후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고, 7월 들어 과열된 기대감이 식으며 급락세로 전환했다.
 
(사진=카카오페이)
 
2대 주주 매각설에 ‘오버행’ 우려 현실화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는 지난 16일 보유 지분의 일부에 대해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전체 지분 3.55%(479만6168주)에 해당하는 물량을 담보로 약 2835억원 규모의 외화표시 EB를 발행할 계획이다. 해당 EB의 교환가액은 주당 5만91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12%가량 할인된 수준이다.
 
이번 EB에는 만기 시 의무교환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만기 도래 시 강제적인 매물 출회를 시사하는 만큼 오버행 우려가 뒤따르는 것이다. EB 만기일은 오는 11월27일이다. 이 때문에 현재 주가 대비 12% 할인된 교환가액이 기존 주주들에게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을 약 32% 보유한 2대 주주로서, 이전부터 잠재 매도 주체로 거론돼왔다. 실제로 알리페이는 지난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한 전력이 있으며, 그때마다 카카오페이 주가가 출렁였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결제 사업 확장을 위한 양사 간 전략적 협력은 지금도 공고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2017년부터 글로벌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의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온 첫 번째 파트너 중 하나로,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 기대 과열…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이번 주가 급락의 또 다른 원인은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감의 급격한 냉각이다. 카카오페이는 새 정부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6월 초부터 관련 테마주로 부각되며 폭등했다. 선불충전금 등 기존 지급결제 규모가 큰 카카오페이가 정책 수혜를 입어 국내 스테이블코인 사업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전망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실제로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페이 주식 약 24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30억원, 132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 주가는 단기간에 2배 이상 폭등했고, 투자 경고 종목 지정 및 거래중단 조치까지 불러올 만큼 과열 양상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89만주 이상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주가를 지탱할 정도의 모멘텀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1분기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본업의 두자릿수 매출 성장과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119억원, 당기순이익 144억원으로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여전히 보험 등 일부 신규 사업 부문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전체 이익 규모도 시가총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스테이블코인으로 수수료 절감·결제 인프라 혁신 등이 등장해야 의미가 있다”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입법 단계에 있고, 한국은행의 비은행권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 등을 고려하면 제도가 안착된 후에야 단순 테마주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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