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377300)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상표권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특허청에 'KRWKP', 'KPKRW', 'KRWPK' 등 원화(KRW)와 자사 브랜드를 결합한 18건의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출원된 상표는 가상자산 금융거래업, 금융 중개업,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사업 분류에 걸쳐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과 관련된 핵심 기술과 브랜드에 대한 선제적 권리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해석됩니다.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산업 제도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빨라지고 있습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이어, 강준현 민주당 의원도 7월 중으로 '디지털자산혁신법'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두 법안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법적 기반을 마련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됩니다.
법적 기반 마련이 빨라지면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다날(064260)은 최근 계열사인 페이프로토콜을 통해 스위스 소재 네오뱅크와 제휴해 페이코인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전세계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한 페이코인 크립토 마스터카드를 출시했습니다.
핀테크 업체
헥토파이낸셜(234340)은 기존 지급결제, 선불충전, 지역화폐 분야를 토대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며, 게임 개발사
미투온(201490)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웹3 중심 사업인 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티센글로벌(124500)은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디지털 자산으로 사업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반영돼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아이티센글로벌, 다날, 헥토파이낸셜, 미투온 등 관련주가 최근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카카오페이도 대선 이후 20여일 만에 종가 기준 145% 이상 주가가 올랐습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은 "전 세계가 미중 간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비용 절감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송금 비용을 줄이고 정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화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핀테크 기업들의 최근 행보는 향후 사업 진출을 빠르게 하기 위한 실질적 기반 구축의 일환으로 평가됩니다.
강 회장은 "디지털자산법안이 발의돼 큰 흐름이 나와 있기 때문에 법안이 시행되면 법인 인가 신청, 그 다음 발행 인가 신청을 낼 것"이라며 "사전 준비 차원이 아닌 단계별 시행 작업이 이미 돌입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해외에서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일부 국가에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급여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된 사례도 보고됩니다.
국내 기업들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데는 근본적으로 이 같은 국제적 흐름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업계는 특히 '조기 진입'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구축된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용해 빠르게 유통망을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특허청에 ‘KRWKP’, ‘KPKRW’, ‘KRWPK’ 등 원화와 자사 브랜드를 결합한 18건의 상표를 출원했다.(사진=카카오페이)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