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장가계 노선 누가 차지할까?
대한항공 내놓는 장가계 등 노선
국토부, 곧 회수해 LCC에 재배분
노선별로 선점 경쟁 치열해질 듯
2025-07-16 16:02:10 2025-07-16 16:12:3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으로 반납되는 중국 주요 노선을 두고 국내 항공사 간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는 독과점 우려가 제기된 중국 일부 노선을 통합 항공사(대한항공·진에어(272450))로부터 회수해, 이를 저비용항공사(LCC)에게 재배분할 계획입니다. 특히 회수 노선 중 하나인 장가계(장자제)를 두고 벌써부터 선점하려는 물밑 경쟁이 시작된 분위기입니다. 장가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유명 관광지로 항공기를 띄우면 수익이 담보되는 ‘알짜 노선’으로 꼽힙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최근 LCC를 대상으로 중국 어느 노선에 취항하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으로 탄생할 통합 항공사가 중국 노선에서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될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사전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양사 합병 조건으로 중국 장가계, 시안, 선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노선의 운수권을 반납하라는 시정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이 조건을 수용하는 전제로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운수권은 항공기로 여객과 화물을 탑재하고 하역할 수 있는 권리로, 양국 정부간의 협정에 의해 성립하고 이후 각 국 정부가 분배합니다. 중국에 취항하려면 반드시 운수권이 필요하며, 항공사가 자체 판단으로 자유롭게 노선을 개설할 수 있는 일본과는 다른 구조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각 항공사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해 중국 희망 노선을 조사했다”고 전했습니다. 
 
항공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노선은 인천~장가계 노선입니다. 장가계는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인기 관광지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유네스코에도 등재된 이 지역은 탑승률이 90%를 웃돌 정도로 수요가 높아 항공사 입장에선 ‘띄우기만 하면 수익이 나는’ 대표적인 노선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인천~장가계 노선은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이, 부산~장가계는 에어부산(298690)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항공사는 통합 대한항공 계열로, 합병 이후 장가계 노선을 독점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를 우려해 중복 운항 노선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국토부는 장자제를 포함한 중국 일부 노선을 대한항공으로부터 조만간 회수해 LCC에 재배분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 시점은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을 임명한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장가계의 경우 항공기를 띄우기만 하면 돈이 되는, 수익성이 높은 노선이어서 대부분 항공사들이 탐낼 것”이라며 “장가계 배분 여부가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토부 배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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