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국제선 여객 수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대형 항공사(FSC)와 외국 국적 항공사를 모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발생한 안전사고 여파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이용객이 줄었지만, 이스타항공과 진에어 등 다른 LCC의 실적이 이를 상쇄했습니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시스)
13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출입국 기준)는 총 4582만968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국내 LCC 8개사의 국제선 이용객은 1578만1630명(34.4%)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대한항공(947만4488명)과 아시아나항공(618만1907명)을 더한 대형 항공사의 국제선 탑승객 1565만6395명(34.2%)보다 12만여명 많은 규모입니다. 또 외항사(1439만1661명·31.4%)를 140만명 가까이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는 대한항공(947만4488명)과 아시아나항공(618만1907명)을 합한 대형 항공사의 국제선 탑승객 1565만6395명(34.2%)보다 약 12만명 많은 수준입니다. 외국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1439만1661명·31.4%)와 비교해도 140만명 가까이 앞선 수치입니다.
LCC가 상반기 기준 국제선 여객 수에서 대형 항공사를 앞선 것은 2023년 처음 역전한 이후 3년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LCC는 엔데믹 전환 이후 일본, 동남아 등 관광 수요가 높은 중·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항을 확대하며 여객 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LCC와 대형 항공사 간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2.6%포인트(35.7% vs 33.1%)에서 올해는 0.2%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년 새 약 150만명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사고 영향으로 LCC는 52만명 증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359만여명이 탑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432만여명)보다 73만명(16.9%) 줄었습니다. 사고 이후 운항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편을 줄이면서 공급 좌석도 10% 이상 축소됐습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진에어(347만여명), 티웨이항공(338만여명)을 제치고 LCC 중 여객 수 기준 1위를 유지했습니다.
에어부산의 올해 1∼6월 승객은 205만여명으로 지난해 상반기(218만여명)보다 13만명(5.9%) 감소했습니다. 지난 1월 여객기 화재로 항공 수요가 몰리는 1∼2월에 운항이 축소된 점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어서울도 항공기 정비 문제 등으로 인해 일부 노선이 운항 중단되면서, 상반기 탑승객이 지난해 대비 4.7%(4만3천명) 감소한 88만명에 그쳤습니다.
반면, 신규 노선을 늘리거나 항공기를 증편한 LCC들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74만명에서 올해 135만명으로 81.2% 증가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새 항공기를 4대 들여오고, 인천∼도쿠시마·알마티, 부산∼치앙마이 등 다수 노선에 취항하면서 승객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진에어는 34만명(11%), 에어로케이는 21만명(58.8%), 티웨이항공은 18만명(5.8%)씩 여객 수가 증가했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운임이 저렴한 데다 장거리보다 부담이 덜한 단거리 국제선에 집중하는 LCC의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LCC들이 지방공항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린 점도 증가세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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