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 첫차부터 40개 노선이 개편되는 부산 시내버스. (사진=부산시)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부산시가 대중교통 혁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빅데이터 기반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오는 7월5일 첫차부터 시행됩니다. 이번 개편은 시민들이 자주 지적해온 장거리 운행과 복잡한 노선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특히 대중교통 공급이 부족했던 기장·강서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편해 이동 편의성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부산시는 지난 2023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체계적인 빅데이터 분석과 함께 구·군별 주민설명회, 기관 간담회, 실무 전담팀 운영 등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노선 개편안을 마련했습니다. 실제 시민 대상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가 '단계적 개편'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시는 우선적으로 도시철도 서비스가 미흡한 기장군과 강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1단계 개편을 시행합니다. 도시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이 지역은 최근 신도시 조성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대중교통 확충이 시급했습니다. 도심 지역을 포함한 2단계 개편은 오는 2026년 이후, 만덕-센텀 대심도, 사상-하단선, 부전-마산선 등 대형 교통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이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번 개편으로 부산시는 ▲장거리 노선 단축 및 복잡한 굴곡 노선 개선 ▲도시고속형 버스 도입 ▲신도시 신규노선 공급 및 기존 노선 효율성 개선 ▲수요응답형 교통(DRT)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개편 대상 노선은 총 40개입니다. 이 가운데 신규 노선 6개, 변경 노선 20개, 폐선 8개, 기타 조정 노선 6개로 구성됩니다. 특히, 기존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지 및 변경된 노선은 대체 노선 공급과 DRT 서비스인 '타바라'를 확대 제공합니다. 또한, 장거리 운행 노선 5개를 단축해 배차 간격과 정시성을 높이고, 복잡한 노선 3개를 단순화하여 이용 시간을 크게 단축시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도시고속형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교량과 터널 등 자동차 전용도로를 활용해 도심과 외곽 지역 간 빠른 이동을 지원하게 됩니다. 3001번(다대포-센텀시티), 3002번(강서차고지-서면역), 3003번(태종대-김해공항), 3007번(강서차고지-지사산단) 노선 등 총 4개 노선이 신설됩니다.
버스 노선 개편을 알리는 포스터. (사진=부산시)
에코델타시티 등 신도시에는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중복 노선 운행으로 혼잡했던 일광신도시에도 신규 노선을 추가해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시민 호응이 높았던 기장 오시리아 지역의 수요응답형 교통(DRT) ‘타바라’를 송정 지역까지 확대 운행(5대→9대)하고, 강서구에도 DRT 9대를 신규로 투입합니다.
시민 혼란 방지를 위해 부산시는 노선 개편에 따른 변화 내용을 책자, 포스터, 블로그, 카카오맵 등을 통해 적극 안내하며, 전담 전화상담실(☎ 051-986-8686)을 통해 실시간 소통과 즉각적 민원 대응에도 나섭니다. 민원 사항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후속 개선 방안에 적극 반영할 계획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버스 노선 개편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은 스마트폰과 GPS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의 복잡한 버스 네트워크를 간결하고 이용하기 쉬운 노선으로 재편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버스 개혁은 '스위프틀리(Swiftly)' 플랫폼을 활용해 버스 운행 속도, 정시성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이루어졌는데, 정류장, 구간 단위까지 데이터를 분해하여 네트워크 전면 개편에 활용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활용해 정확한 통행 패턴을 파악, 피크 시간대 수요만이 아니라 비피크 시간대 수요도 함께 고려한 시민 맞춤형 노선 설계를 추진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도 GPS, QR 승차 등 대규모 실시간 데이터 수집 후 정류장 간격과 교통 흐름 분석 기반으로 설계를 최적화했습니다.
적응 기간 동안 일시적인 혼선이 있을 수 있겠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노선 개편과 ‘도시고속형 버스’ 도입이 부산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도시 교통 내 시내버스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버스 노선 개편은 부산이 진정한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모바일 동백패스와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 '타바라' 등 다양한 혁신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터에서 의사결정으로(From data to decisions)'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미국 필라델피아의 버스 개혁 이미지. (사진=필라델피아 Swiftly)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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