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김유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 국회 시정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민생'과 '경제'였습니다. '경제'를 무려 24차례 언급하며 절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민생 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신속처리를 주문했는데요.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협치에 난항을 예고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제는 타이밍…지금이 적기"
이 대통령이 26일 2025년도 제2회 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습니다. 20분간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24회)'였습니다. 성장(12회), 회복(10회), 민생(9회), 위기(7회), 공정(5회) 등 표현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핵심 의제들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하는 나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문화가 꽃피는 나라 그리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는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성장과 회복을 위해 추경이 절실함을 호소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추경안을 편성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며 신속한 추경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은 세입경정을 제외하고 20조2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경기 진작에 15조2000억원, 민생안정에 5조원이 투입됩니다.
추경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민생회복 소비쿠폰'입니다. 절반이 넘는 10조3000억원이 배정됐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에서 50만원규모의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정부는 1차로 모든 국민에게 인당 15만원을 지급합니다. 2차부터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고 쿠폰을 제공합니다.
이 대통령은 "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을 편성해 소비 여력을 보강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한다"면서 "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보편 지급하되 취약 계층과 인구소멸지역은 더 두터운 맞춤형 지원으로 설계했다. 전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까지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24차례 언급했다. 이어 성장(12회), 회복(10회), 민생(9회), 위기(7회), 공정(5회) 순으로 말했다.(사진=뉴시스)
'협치' 당부에…여 '환호' 야 '냉담'
여야 반응은 상반됐습니다. 연설 내내 민주당은 총 12차례 박수 호응을 보냈는데요.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안경을 벗고 턱을 괴거나 눈을 감고 조는 의원도 속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야당 의석을 보며 "대한민국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달라"며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당부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여러 좋은 말씀 해주신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작은 차이를 포용한다고 말했는데, 극소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났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라고 하는 게 직진하는 집행기관도 있고, 또 그게 바른길인지 점검하고 함께 검토해 주는 의회의 기능이 있다"며 "우리 의회에서 견제와 감시도 적정하게 잘해 주시길, 또 할 수 있는 일들은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콕 짚어 "잘 부탁드린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며 "국가와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공적인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을 위한 '여야정 협치'를 강조한 것입니다.
이어 "정치는 없는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길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위협적 요인들이 많다"며 "많이 충돌할 수 있지만 그 의견은 서로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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