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영구 자석 배열의 혁신, MRI와 자기부상기술 판도 바꾼다
독일 연구팀, 고전적 할바흐(Halbach) 배열 한계 극복
소형화 고성능 실현 가능성 입증
2025-06-26 09:39:47 2025-06-26 09:39:47
두 개의 겹쳐진 링으로 구성된 집중형 자석 시스템으로, 각 링에는 20밀리미터의 변 길이를 가진 16개의 FeNdB 자석 큐브가 포함되어 있다. 내경은 160밀리미터. 20mT의 자계는 지름 50밀리미터의 구형 부피 내에서 약 5‰의 균일성을 나타낸다.(사진=Peter Blümler,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최근 독일의 물리학자들이 자기장 생성 기술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바이에른 대학교의 잉고 레베르크(Ingo Rehberg) 교수와 마인츠 요한네스 구텐베르크 대학교(JGU)의 페터 블륌러(Peter Blümler) 박사는 소형 영구 자석만을 이용해 기존의 초전도체나 긴 자석 배열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설계를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 성과는 권위 있는 학제적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Applied에 6월 11일 게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자기장 형성의 대표적인 방법은 '할바흐(Halbach) 배열'이었습니다. 이는 자석을 원형으로 배열해 중심에 균일한 자기장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할바흐 배열은 무한히 긴 자석을 이상적으로 가정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유한 크기 자석 배열로는 자기장의 강도와 균일성에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유한한 자석에서는 중심부 자기장이 위치에 따라 급격히 변동되었기 때문입니다.
 
레베르크 교수와 블륌러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 이중극으로 이상화된 소형 영구 자석의 최적화된 3차원 배열을 고안했습니다. 연구팀은 특히 실용성을 고려해 ‘단일 고리’ 및 ‘중첩된 이중 고리’라는 두 가지 형태의 배열을 제시하며, 각 배열에서 자석의 방향을 정밀하게 조정해 균일한 자기장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른바 ‘집중형’ 배열 방식은 자석 배열 평면 바깥에서도 강하고 균일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어, 물체 위쪽이나 주변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입증됐습니다.
 
실험에서는 FeNdB(철-네오디뮴-붕소) 영구 자석 16개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지지대에 배열하고, 이론적으로 계산된 자기장 값과 실제 측정값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측정값이 이론적 예측과 높은 일치도를 보여, 자기장 강도와 균일성 면에서 기존의 할바흐 배열을 명확히 뛰어넘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자석 배열 기술은 특히 MRI(자기공명영상)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MRI는 조직 내 수소 원자를 극화시키기 위해 강력하지만 비용이 매우 높은 초전도 자석을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MRI 기술 보급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소형 영구 자석 배열로도 MRI 수준의 자기장을 구현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또한, 입자 가속기와 자기 부상 기술 등 다른 첨단 응용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자 가속기는 자기장의 강도와 균일성이 매우 중요한 핵심 기술이며, 자기 부상 시스템 역시 강력하고 안정적인 자기장이 필수적입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들 분야에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레베르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리학과 공학, 의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정한 학제적 협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륌러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자석 배열이 미래 첨단 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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