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 이 곳이 이제 점주들과 직원들에게 불안의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폐점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입점 점주들은 그동안 투자한 시설비와 애써 쌓아온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키즈카페, 뷰티, 음식업체 등 다양한 업종의 점주들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는 원상복구비용과 보증금 반환입니다. 점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홈플러스 측의 명확한 입장과 현실적인 보상 대책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1년 반 만에 날아온 폐점 통보, 점주들은 ‘허탈’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1년 넘게 사업을 운영한 김 모 씨(가명)는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상권을 믿고 수천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했다. 그런데 폐점 통보를 받았을 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김 씨는 이어 “매일매일 고군분투하며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갑자기 폐점 얘기가 나오는 현실이 너무 허무하고 억울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 내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특히 이번 폐점 통보는 지난해 2월에 입점한 점주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계약 당시 홈플러스 측은 이 상권에 대한 확신을 주었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 게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 점주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원상복구 의무, 보증금 반환…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점주들
점주들이 겪고 있는 고민은 원상복구 비용과 보증금 반환에 대한 문제입니다. 계약서 상에는 원상복구 의무가 명시돼 있지만, 갑작스러운 폐점 통보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점주는 “시설에만 3억원 이상을 들였는데, 이를 원상복구 하라고 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복구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최소한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는데요.
보증금 반환 문제도 점주들에게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대부분 계약에 따라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지불했지만, 폐점 후 보증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 모 씨(가명)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사업이 끝난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그렇다고 보증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 위반이 되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두 가지 선택이 모두 절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홈플러스가 위치한 건물의 임대인인 옵티멈자산운용과의 재계약 협상도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홈플러스는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협상 중이지만, 임대인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재계약 불투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점주들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한 점주는 “임대료가 비싸지면 매출을 올리기도 어렵고, 고정비가 늘어나면 결국 사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임대료 인상이나 재계약 불투명은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점주들은 상권 붕괴를 우려하고 있는데요.
점주들의 업종별 피해 현황, 더 큰 타격 우려
각기 다른 업종에서 운영 중인 점주들은 폐점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매우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시설 투자비용이 큰 업종에서는 손실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김 모 씨(가명)는 “키즈카페 업종은 시설에 수억 원을 들여야 하는데, 폐점이 확정되면 그 비용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한 안전장치와 특별한 시설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면 사실상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 내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뷰티 업종 점주들은 리모델링에 수억 원을 투자한 상태로, 그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까 봐 더욱 불안해하고 있는데요. 박 모 씨(가명)는 “뷰티 업종은 특성상 장기 계약을 해야 하고, 이에 따른 시설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폐점이 확정되면 회수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식음료 업종 점주들도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 모 씨(가명)는 “매출이 기대보다 낮지만, 고정비인 임대료와 인건비를 맞추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 버티고 있다”며 “폐점이 확정되면 재고와 시설 투자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점주들은 홈플러스와의 계약이 불공정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가명)는 “홈플러스가 상생을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상인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며 “계약 당시 매출을 보장한다는 약속은 없었고, 기본적인 지원도 부족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점주들은 “우리는 최소한의 보상과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홈플러스 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집단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현재 폐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며, 폐점이 확정되면 관련 절차와 보증금 반환, 원상복구비용 등에 대해 점주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협의 후 안내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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