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기관장 진단)⑤현장경영 강화한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공정성 논란은 숙제
정치권 출신 강 이사장, '낙하산' 논란 속 2023년 취임
현장밀착 경영 강화…'찾아가는 중진공' 성과 주목
퇴직자 대출심사 참여 논란·기금 부채 증가 등 과제는 여전
2025-06-19 15:04:36 2025-06-19 15:04:36
[뉴스토마토 오승주·김지평 기자]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2023년 9월 취임한 지 1년 9개월이 지났습니다.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임명 초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지만, 현장 중심의 경영과 안정적인 조직 운영으로 내부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다만 부채 상승, 대출 심사 공정성 논란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1959년생인 강 이사장은 신한국당 당직자로 정치에 입문해 제37·38대 경남 거창군수를 역임했습니다.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했으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기술보증기금 상임이사 및 전무이사를 거쳤습니다. 제20대 국회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을 지낸 뒤 2023년 5월 국민의힘 당대표 특별보좌역을 거쳐 같은 해 9월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관행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현장 밀착형 경영 강조…정책자금 확대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전남 여수시 오천산업단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중진공' 간담회에서 소통하고 있다. (사진=중진공)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1979년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68조에 따라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입니다. 올해 기준 11조5595억원 규모의 중소벤처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중진기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강 이사장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찾아가는 중진공' 프로그램을 통한 현장 소통 강화입니다. 전국 산업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강화했는데요. 올해 1분기에만 서울, 창원, 홍천, 청주, 부산 등 20여 곳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정책자금, 수출 마케팅, 인력 양성 등 실질적인 컨설팅과 연계되면서 현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성과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중진공은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으며, 지난달 발표한 2024 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에서는 6년 연속 최고등급인 '탁월' 등급을 받았습니다. 도약(Jump-Up) 프로그램, 동반성장네트워크론, 통상 리스크 대응 긴급자금 등 신규 정책자금 사업도 확대하며 중소기업 지원의 폭을 넓혔습니다. 
 
부채 상승·심사 공정성 논란 지속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진공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이사장의 임기 동안 중진공의 부채 비율은 상승했습니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진기금의 부채 비율은 2022년 475.33%에서 2023년 522.49%, 2024년 531.94%로 지속적으로 올랐습니다. 
 
다만 강 이사장은 높은 부채 비율을 인정하면서도 융자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강 이사장은 취임 이후 "부채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중소·벤처기업을 살려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채권 발행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조건 부채 비율을 낮추기보다 국가경제에 어느 쪽이 더 도움이 되는지 파악해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자금 심사 과정의 공정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송재봉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중진공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진단사업 외부전문가 354명 중 중진공 출신이 108명으로 30.5%에 달했습니다. 이 중 5명은 중진공 재직 당시 견책이나 감봉 등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어 '식구 챙기기'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일부 중진공 출신 외부전문가가 심사한 정책자금 부실률이 10%를 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중진공 전체 정책자금 평균 부실률(4.18%)의 두 배를 넘는 수치입니다. 송 의원은 "중진공 퇴직자들이 외부 전문가로 다수 활동하고, 그중 징계 이력이 있는 인물들까지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정책자금 심사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중진기금 '나눠주기' 운영 비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경. (사진=중진공)
 
또한 중진기금이 당초 취지와 달리 기업들에 의미 없는 나눠주기 식으로 배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는데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중진기금과 관련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이나 창업 가능성에 대해 중진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냥 갈라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면서 "기업을 키워야지 한계 기업이 연명하도록 돈을 대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임명 당시 우려가 제기됐지만, 강 이사장에 대한 내부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입니다. 중진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국회의원 출신 인사가 임명돼 초반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강 이사장은 우려와 달리 직원이나 노조와 원활히 소통하며 중진공을 경영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정책자금 심사의 부실 논란 등 내부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강 이사장의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오승주·김지평 기자 sj.o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