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를 축제의 장으로…지역의 숨은 영웅들 눈길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 ‘시민영웅 찾기’ 프로젝트 진행
시민영웅 300명 새로 발굴…전국 각지에서 문화행사·공연 기획
울산·대구·부산 등지서 민주주의 희망 주는 축제 개최
필라델피아 동포들은 신문에 탄핵 촉구 광고 실어…푸드트럭 후원도
2025-06-05 17:12:02 2025-06-05 19:09:1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씨가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씨 파면 선고까지 꼬박 123일 동안 시민들은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남태령에서 내란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맞서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은 ‘시민영웅 1천명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난 4개월간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했습니다. (편집자)
 
비상계엄 선포 이후 6개월 만인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지난해 12월3일 계엄이 선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앞다퉈 달려간 곳도 바로 국회였습니다. 이후 탄핵 정국 속에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은 깊어졌고, 시민들의 집회는 지난 6개월 동안 계속됐습니다. 
 
집회는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렸습니다. 그리고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울산 집회 현장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한 강연하씨도 그들 중 한 명입니다. 
 
시민단체 윤석열퇴진울산운동본부 관계자는 “분노와 갈망으로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감동과 웃음,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행사 기획은 힘든 과정의 연속”이라며 “사람들은 '울산 집회의 문화 기획은 전국 어디 내놔도 손색없다'라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그걸 만든 사람이 바로 광장 기획자 강연하씨”라고 전했습니다. 강씨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매일의 행사를 만들어가면서 시민들에게 용기와 연대의 희망을 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필라델피아 민주동포 모임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현지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를 요구하는 다양한 집회를 열었다. (사진=홍경자씨 제공)
 
김유찬·김혜령·김효증·최강민·한겨레씨 등이 활동한 ‘다시만난청년’도 힘을 보탰습니다. 다시만난청년은 계엄 선포 이튿날부터 매주 열린 울산탄핵시민대회에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며 결성된 단체입니다.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울산 청년-청소년 1000인 시국선언’을 내고 ‘2030 탄핵 크리스마스 문화제’를 진행하는 등 윤석열씨 탄핵 때까지 울산 광장을 지켰습니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권주연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60대 권희영씨를 '시민영웅'으로 추천했습니다. 권씨는 “이웃에 사는 언니인데 국민의힘을 좋아하는 남편의 눈치가 있어도 ‘이런 나라를 내 손자들에게 물여줄 수는 없다’며 매번 대구 동성로 집회에 나갔다”며 “내가 ‘어찌 매번 가노?’ 하면 ‘야야, 어찌 안 갈 수 있나’ 하면서 늘 참석하더니 막판에는 매일 열리는 시국대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씨 탄핵을 선고할 때 언니가 ‘파면이 안 되면 서울로 올라가 할 것’이라고 며느리한테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했습니다. 
 
부산 지역 집회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시민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지희씨는 부산시민대회 청년 사회자로 활약하고, 광장의 청년들을 조직해 집회 기획단을 운영했습니다. 오혜진·이가영·황경혜씨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광장의 집회를 더 풍성하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 시민 참여 부스를 운영하는 등 집회 진행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정찬휘씨는 집회에서 부산의 상징인 ‘롯데 자이언츠’ 깃돌이로 활약했습니다. 또 계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유리양은 청소년 자원활동단에서 활동하며 시민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유치원생이었다”는 발언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유명해졌습니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권희영씨가 윤석열씨 파면을 촉구하는 동성로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권주연씨 제공)
 
해외 동포들은 마음을 모아 신문에 탄핵 촉구 광고를 게재하고 국내 집회에 푸드트럭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미국 필라델리아에 사는 홍경자씨는 “내란을 막아내기 위한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필라델피아 민주동포 모임'을 통해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방법을 모색했다”며 “한국에서 추운 날씨에도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민주시민들께 푸드트럭이라도 보내 해외에서도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의견이 나왔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 1월11일을 시작으로 3월22일까지 8차례 푸드트럭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홍씨는 “이후 시애틀 민주 동포들도 합류해 수차례 푸드트럭 후원에 함께했다”며 “해외 동포들이 큰 일을 하지는 못하지만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마음으로나마 늘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필라델피아보다 더 큰 규모로 모여서 집회하고 먼 지역까지 찾아가서 함께 활동하는 동포들이 정말 많다”고 알렸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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