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구형 D램인 더블 데이트 레이트(DDR·Double Date Rate)4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유예 기간 동안 미리 메모리 재고를 확보하고, 반도체 업체들이 DDR4 보다 고성능인 DDR5 생산 역량에 집중한 데 따른 영향입니다. DDR은 PC, 서버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D램의 일종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이 DDR을 여러 개 쌓아 만들어집니다. 기술 개발 진척에 따라 DDR1-2-3-4-5세대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3세대 10나노급(1z) DDR4. (사진=삼성전자)
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서버용 DDR4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8~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PC용 DDR4 가격도 13~18%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는 당초 서버용 5~10%, PC용 3~8% 상승 전망과 비교해 상향 조정된 수치입니다.
3분기(7~9월)에도 서버용 DDR4는 8~13%, PC용 DDR4는 18~23% 오를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전망했습니다. 이 조사업체는 “주요 D램 공급업체들이 DDR4 생산을 축소하고 있으며, 구매자들이 미 관세 정책 변화를 앞두고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DDR4 계약 가격은 더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구형 제품으로 분류되는 DDR4 가격이 오르는 데는 미 관세 영향과 더불어 반도체 업체들이 세대교체를 이룬 DDR5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본격 접어들며 HBM, DDR5, LPDDR5X 등 고성능·고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DDR5 등 차세대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공급업체들이 DDR4 생산 종료 계획을 수립했으며, 마지막 출하일은 2026년 초로 예상된다”며 “현재 생산 종료 공지는 주로 서버·PC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소비자 D램 생산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3분기 역시 공급업체의 생산 전략과 관세 정책이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공급업체가 DDR4 생산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경우 투기적인 재고 축적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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