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탄소중립 목표 달성, 경제·기후 회복력부터 키워야
탄소배출 제로(Net Zero) 실현 위해 “경제와 기후의 복원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지속가능성’ 실현 위한 애플의 실천적 노력 놀랄만한 수준
2025-06-05 09:34:26 2025-06-05 09:34:26
애플의 2025 환경 진척 보고서(Apple Environmental Progress Report) 표지 (사진=Apple)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탄소중립(Net Zero)이 전 세계적 의제로 부상해 왔습니다.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균형 있게 만들어 실질적인 탄소배출을 '제로(0)'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4년,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한 해가 지구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평균 기온은 파리기후협약의 임계점인 섭씨 1.5도를 처음 초과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상 변화와 각국의 기록적인 산불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웠습니다. OECD가 지난주 발표한 탄소중립 관련 보고서는 기후 위기의 해법으로 경제와 기후의 복원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탄소배출 제로’ 목표 달성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진단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고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야만 1.5도 초과의 폭을 최소화하고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금부터 5년이 향후 수십 년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라며 경제와 기후의 동시 회복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금융 부문의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2022년 전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는 1조7000억 달러로 화석 연료 투자를 처음 넘어섰지만, 여전히 전체 투자 규모의 일부에 불과하고 지적하면서 “금융과 투자를 기후 정책 목표와 완벽히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특히 가능하면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목표가 세워지며 각국 정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속속 마련해 왔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법제화하고, 그린 딜 정책을 통해 산업구조 전체를 친환경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조차도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제와 기후의 동시 회복을 위한 탄소 순배출 제로 정책을 강조하는 OECD 보고서 표지(사진=OECD)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 수준 놀라워
 
특히 세계적인 기업들의 변화는 뚜렷하고 분명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앞다투어 탄소중립 목표를 조기 달성하거나 목표 실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ESG)를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등 금융 생태계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올해 지구의 날을 맞아 지난 4월 16일 공개한 ‘2025년 애플 환경 진척 보고서(Apple Environmental Progress Report 2025)’는 무려 126페이지에 달하는데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애플의 노력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201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이상 줄였으며, 2030년까지 이를 75%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4년 한 해에만 약 410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방지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공급망에서는 총 17.8GW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24년에만 약 218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했습니다. 이미 320개 이상의 공급업체가 애플 제품 생산을 위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활용 촉진의 선두에 서 있음을 보여줍니다.
 
재활용 소재의 사용 확대도 눈에 띕니다. 애플은 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과 자체 설계 배터리에서 각각 99%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알루미늄의 71%, 리튬의 53%, 금의 40%도 재활용 소재로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공급업체의 물 사용 절감을 위해 '공급업체 청정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2013년 이후 총 900억 갤런 이상의 담수를 절약했으며, 2024년에만 140억 갤런의 물을 추가 절약했습니다.
 
아울러, 맥 미니(Mac mini)와 애플 워치 시리즈10 등 제품을 탄소중립 제품으로 출시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재생에너지 사용과 저탄소 운송, 재활용 소재 확대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75% 이상 감축했으며, 나머지 배출량은 고품질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통해 보완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나 환경단체와의 다양한 환경보전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애플의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혁신과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대응, 적정수준인가
 
탄소중립과 관련한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아직 글로벌 선도기업들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는 것인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표방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실행력이나 실질적 감축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까지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적극적으로 높이고 탄소발자국 축소를 위한 기술적 투자에 나서는 데 비해, 국내 기업들은 산업구조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에 대해서는 대부분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발 빠른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하고 그린 뉴딜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경제 육성 등 친환경 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천 과정에서의 난관은 적지 않습니다.
 
국제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배출 감축 의무를 강화하는 제도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하면 수출 경쟁력 저하 등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기술혁신과 산업 전환 속도를 높이고, 국제 협력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실질적 대응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탄소중립은 이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사회,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명확히 인식하고, 빠르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애플은 2014년부터 모든 데이터 룸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해 왔다.(사진=Apple)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