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여야 7당 오찬…독선 대신 '협치'
6시 21분, 선관위 의결 후 임기 개시
야당과 '비빔밥' 먹으며 '소통' 강조
윤, 과거 '취임 720일' 만에 야당 만나
이 대통령, 직접 인사 발표 나서기도
2025-06-04 18:15:00 2025-06-04 18:15:00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이 대통령, 우 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공식 취임했습니다. 이른 아침 임기 개시부터 오후에는 새 정부 첫 인사를 직접 발표하며 숨 가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취임 선서 후 첫 일정은 여야 7당 대표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윤석열씨가 취임 720일 만에 제1야당 대표를 마주한 것과는 시작부터 다른 행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독선의 정치 대신 '협치'를 강조하며 국정 운영 동반자로서 야당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숨가쁜 하루…'현충원→취임선서→오찬→인사 발표'
 
이 대통령의 임기는 이날 오전 6시 21분 시작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한 시각입니다. 당선 교부증은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리 수령했습니다.
 
국군 통수권을 포함한 대통령 고유 권한은 임기 개시 시점에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습니다.
 
오전 8시 7분에는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으로부터 국군 통수권 이양과 북한의 군사 동향, 우리 군의 대비 태세 등을 보고받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근간으로 북한 동향을 잘 파악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비상계엄 사태 때 군 장병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전 9시 33분경 이 대통령은 사저에서 이동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쳤습니다. 오전 11시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로 입장해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취임 선서 후 국회 청소 노동자와 방호 직원을 만나 악수하고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막아낸 방호 직원과 혼란스럽던 국회를 깨끗이 정리한 청소 노동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로 마련됐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적색과 청색이 섞인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는데요. 극심한 진영 갈등을 넘어 '사회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로 대화하자"…임기 내 '불통' 윤과 대비
 
오후에는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7당 대표와 함께 오찬을 가졌습니다. 박 대행을 비롯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당대표 겸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오찬 테이블에는 전국 각지 특산물로 만든 비빔밥과 냉채, 단호박죽, 생선전, 수정과가 올랐습니다. 국민 통합과 지역 간 화합의 취지를 담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적대와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며 실질적으로 경쟁을 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혼자 100% 다 취할 수는 없다"며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 가급적 모두가 동의하는 정책으로 국민이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또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 시간을 내달라"면서 "의제와 관계없이 편하게 대화하면 좋겠다"고 소통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윤씨가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식 후 곧바로 용산 집무실로 이동한 것과는 대비됩니다. 윤씨는 대통령 취임 후 720일 만에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 회담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인 집무 시작 모습도 달랐습니다. 용산 집무실에서 '1호 결재'로 한덕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장차관 임명을 마친 윤씨와 달리, 이 대통령은 첫 인사를 직접 발표했는데요. 6개월 전 윤씨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자리에서 첫 인선 발표로 국정 운영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 대통령이 인선을 발표한 배경에는 향후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윤씨가 임기 내내 '불통' 이미지를 남겼던 터라 더욱 활발한 소통이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윤씨는 임기 초 언론과의 소통을 위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과 마찰을 빚으며 결국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윤석열정부를 거치며 한국의 '세계 언론자유 지수'는 40위권에서 60위권으로 급락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는 국가별 언론자유 척도이기도 합니다. 연도별로 △2022년 43위 △2023년 47위 △2024년 62위 △2025년 6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선거 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도 "숨기기 위해 접촉을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기적인 기자 간담회든 질의응답이든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다"며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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