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
신한지주(055550))와 신한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2주일 연장했습니다. 올 들어 신한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이어진 데다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내부통제, 경영 승계 절차 등 금감원이 들여다볼 것이 많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새로운 문제가 적발된 것은 아닌지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예상밖 고강도 검사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한금융·신한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일정을 2주 연장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검사는 일반적으로 4~6주 소요되는데, 사안에 따라 연장하기도 한다"며 "신한금융 및 신한은행 관련 검사 인력을 일부 철수하고 검사를 연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금융사에 대한 정기검사는 지난 2023년 4월 검사 후 2년 만입니다. 지난 4월 말 시작한 이번 정기검사는 지난달 말경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올 들어 은행권에서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번 검사 시기를 한 달 가량 앞당기기도 했습니다. 정기검사에서 건전성, 내부통제, 지배구조 등 경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데 적잖은 검사 시간과 인력이 소요됩니다.
지난해 말까지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정기검사가 진행됐던 만큼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는 것 아닌지 미묘한 긴장감이 흘러나옵니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경우 지난 2월 금감원이 '지주 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존 현장검사 때 확인된 350억원 외에 임직원이 연루된 부당대출 380억원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 들어 신한은행에서는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신한은행 한 직원은 1억원대의 금품을 받고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검찰은 신한은행 여의도 지점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올 초에는 17억721만원 규모의 직원 횡령과 19억9800만원의 외부인에 의한 사기가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은행권 금융사고는 최근 들어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총 23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금융사고 6건과 비교해 4배 급증했습니다. 신한은행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 5건, NH농협은행 4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건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횡령 2건, 사기 3건, 배임 1건, 기타 금융질서 문란행위 2건 등 다양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0억원 이상 중대형 사고도 빈번합니다. 신한은행에서는 8건 가운데 3건이 1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 규모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 및 신한은행 정기검사를 2주일 연장했다. 금감원의 검사 강도가 커진 것인지, 추가 적발 사항이 나온 것인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 본점의 모습. (사진=뉴시스)
경영 승계 절차 등 정밀 점검
금감원은 신한금융의 최고경영자(CEO) 경영 승계 절차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부합하게 운영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경영 승계 작업이 시작됩니다.
앞서 2년 전 실시된 정기검사에서 금감원은 신한금융에 CEO 경영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신한금융은 내부 후보군에 대해 연령과 경력 요건, 특정 직급 이상 등의 선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반면, 외부 후보군에 대해선 선정 기준이 없었습니다. 금감원은 후보군이 자의적으로 결정될 우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진 회장이 선임된 2023년 기준 주요 자회사 CEO 등 9명을 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외부후보군 규모 등을 별도 공시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외부 추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만 명시했습니다.
신한금융은 금감원의 개선 요구를 반영한 후에는 지배구조연차보고서에 '현임 대표이사 회장, 육성 후보군, 퇴임 후보군 등 내부 후보와 그룹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후보를 포함한 회장 승계 후보군을 정기적으로 선정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내부 후보군 8명, 외부 후보군 13명 등 총 21명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사외이사 평가제도 관련 지적에 대한 후속 조치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연임을 위해선 업무 수행 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입증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정기검사에서 신한금융은 사외이사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지표가 없고, 검사 대상 기간 중 모든 사외이사에 대해 '우수' 등급 이상을 부여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평가 지표를 동료 평가(본인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에 대한 평가), 직원 평가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기존 30%를 반영하던 자기 평가 비중을 삭제하고 동료 평가 비중을 60%에서 90%로 높였습니다. 다만 지난해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보면 '최고수준 또는 기대수준 이상의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하는 등 우수일색입니다.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도 100%로 집계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 정기검사를 통해 건전성과 내부통제, 지배구조 등 전반을 들여다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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