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지만 우대금리가 발목…3%대 금리 글쎄
2025-05-29 15:54:15 2025-05-29 15:57:3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2.50%로 결정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입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의 핵심 요소인 우대금리를 줄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3%대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리는 여전히 3% 후반~5%대 초중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신규 코픽스를 기준 KB국민은행 주담대는 4.05~5.45%, 신한은행 3.89~5.29%, 하나은행 4.056~4.856%, 우리은행 3.95~5.45%, NH농협은행 3.38~5.93% 수준입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 취급 주담대 평균금리는 4.05%로, 3월 평균 4.30% 대비 0.25%p 내려가긴 했으나 지난해 9월(3.95%)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우대금리 축소, 기준금리 인하 효과 상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를 우려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출금리 산정은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우대금리가 축소되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우대금리는 평균 1.65%로, 지난해 9월(2.30%) 대비 0.65%p 줄었습니다. 
 
은행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만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차주의 대출한도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 1.5%p를 더하는 방식으로, 해당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높게 유지해 대출 수요를 조절해야 한다"며 "이미 일부 금리가 낮은 은행들의 경우 오픈런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전월 대비 2조8443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3조7495억원, 3월에는 2조3198억원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를 낮추기보단,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단 입장입니다. 
 
"금리 인하 선반영, 체감은 다를 수 있어"
 
은행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사전에 충분히 예고된 만큼 이미 대출금리에 일부 반영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선반영한다"면서 "체감 시차에 대해 시차가 선반영되든 후행하는지 정도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은행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향후 금리 조정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반영되더라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모니터링해 급격한 금리 변화 없이 점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은 "2월 기준금리 인하 당시 이미 주요 대출의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한 바 있으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추가 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도 "여신금리 관련해서는 아직 별도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예금금리엔 즉각 반영, 이익만 늘려
 
하지만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대출금리에 더디게 반영되면서도 예금금리에 대해선 빠르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는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3%로, 지난해 4분기(1.52%)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은행연합회 포털에 따르면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한 5대 은행의 4월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대비 모두 확대됐습니다. KB국민은행은 1.25%p에서 1.42%p, 신한은행은 0.98%p에서 1.51%p, 하나은행은 1.12%p에서 1.37%p, 우리은행은 1.16%p에서 1.35%p, NH농협은행은 1.33%p에서 1.38%p로 각각 상승했습니다. 
 
이는 은행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 영업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000억원) 대비 28.7%(1조5000억원) 증가했는데요. 이는 2023년 1분기(7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분기 순이익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지만 가계대출 금리가 뚜렷하게 떨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금리 산정의 핵심 요소인 우대금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여서, 금리 인하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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