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지난달 30일 신형 다목적구축함 최현호 무장 시험 사격을 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북한이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형 구축함을 진수하다 파손되는 사고 소식을 전한 직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 이상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북한 매체들이 전날(21일) 있었던 신형 구축함 진수식 사고 소식을 전한 직후입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진수식 도중 사고로 신형 구축함이 파손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지적하자 북한군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진수식 사고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한 건 책임자 문책에 앞서 내부 기강 잡기로 풀이된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직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건 북한의 미사일 전력만큼은 안정적이라는 점을 과시해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진수식 사고로 자존심은 구긴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등의 추가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된 신형구축함 진수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5일 촬영된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치고 진수를 준비중인 신형구축함의 위성사진. (사진=뉴시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진수식 사고와 무관하게 우리 육군이 지난 20~21일 강원 고성 일대에서 실시한 야간 해상사격훈련에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육군은 이번 훈련에서 155㎜ 항력감소 이중목적 고폭탄(DP-BB)과 155㎜ 지뢰살포탄(FASCAM) 등 집속탄을 포함한 포탄 450여발을 발사했습니다.
집속탄은 탄체 안에 수백개의 자탄을 넣어 살상 반경이 넓고 불발 확률이 높아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이 맺어진 무기입니다. 한국과 미국 등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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