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조시장서 진검승부 예고
2030년 140조 규모…연평균 8% 성장
양사, AI 데이터센터 냉방 솔루션 집중
“B2B 역량 강화…기술 경쟁 당연한 것”
2025-05-15 14:42:22 2025-05-15 14:48:1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글로벌 공조 시스템 시장도 급속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에 일찌감치 시장을 개척 중인 LG전자와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플랙트의 냉각수 분배 장치인 ‘Liquid-DENCO CDU’. (사진=플랙트 홈페이지)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냉난방공조(HAV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날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유럽 최대 공조 업체 ‘플랙트그룹(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플랙트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가 플랙트를 인수한 이유는 AI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센터 내 냉방기기가 필수 장비로 부각되고 있어서입니다. 데이터센터 안에는 각종 최신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집약돼 각종 설비에서 발생되는 열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플랙트의 냉방기기 제품을 필두로 삼성전자가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의 패권 경쟁에 나선 것입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달러(약 85조원)에서 오는 2030년 990억달러(약 140조원)로 연평균 8%씩 성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시장은 매년 18%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삼성전자의 공조 기술은 ‘덕트리스’라 불리는 개별 공조 사업 중심이었습니다. 기존 아파트와 상가 등에 공조 제품을 제공해왔지만,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예측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LG전자의 터보냉동기 기기 칠러.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이미 시장 파악을 끝낸 LG전자는 공조 시장에 먼저 공을 들이는 상황입니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LG전자는 HVAC 사업을 키워오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정상 종합 공조 업체를 목표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재 10조원 규모인 공조 사업을 2030년에는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공조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를 따로 신설했습니다. 지난해 열관리 솔루션 제품 ‘칠러’가 국내 1위, 세계 5위에 오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데 따른 것입니다. ES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3조544억원, 영업이익은 21.2% 증가한 40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LG전자는 성장성이 큰 미국과 유럽 시장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약 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앨라배마주에 신규 냉난방공조 생산시설을 착공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히트펌프’ 기술 컨소시엄도 각각 구축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가전업 특성상 계절적 실적 변동 악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공조 사업을 중심으로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었는데 삼성전자도 같은 맥락으로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며 “공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견제와 기술 경쟁은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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