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구=뉴스토마토 이진하, 이효진, 성남·화성=김유정 기자] 22일간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정식을 연 뒤 대전을 방문, 최대 승부처인 중원 공략에 나섰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분열된 보수를 재규합하기 위해 TK(대구·경북)를 찾았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전라남도 여수를 찾아 과거 '노무현 돌풍'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최대 승부처 '중원' 공략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선 공식 유세의 문을 열었습니다. 첫 유세는 내란 종식과 국민 통합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외투를 입은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내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와 민생을 파괴한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라며 "내란을 끝내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부터는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다. 인수위원회 없이 정부가 출범해 난파선의 키를 잡아야 한다"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임을 강조했습니다.
1호 공약이 '경제 성장'이었던 만큼 경기도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으로 이동해 IT(정보통신) 분야 개발자들과 산업 혁신 방안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후보는 "산업 자체의 발전, 기술의 발전도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결과와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그런 세상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문화를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진정한 자발성 창의성 헌신성, 이런 거 자극해야 한다"며 "우리가 세계를 석권하는 선도하는 창의적 결과 만들려면 억압적 노동문화 바꿔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일정의 핵심은 최대 승부처인 중원 공략입니다. 이 후보는 바로 대전으로 이동해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쳤습니다. 충청권은 지난 8번의 대선에서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스윙보트'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세종을 제외한 충청권에서 윤석열씨에게 근소한 차로 패배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유세 첫날 대전행을 택하며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12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유세기간이 시작됐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상징성이 담긴 장소에서 첫 유세에 돌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나다순).(사진=뉴시스)
김문수, '경부선' 유세로 보수 본진 공략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5시에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경제대통령으로서 면모를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색 상의를 입은 김 후보는 상인들과 만나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밤잠을 안 자고 준비하시는 여러분들의 땀과 노고가 반드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여러분들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락시장은 그간 국민의힘이 주요 선거 일정을 시작할 때 연이어 방문한 곳인데요. 윤씨가 당내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첫 공식 일정으로 찾았고, 지난해 총선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공식 선거운동 첫날 방문지로 택했습니다.
이후 김 후보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습니다.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안보'를 강조하는 한편 강성 보수층 본고장인 대구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후보 교체 논란으로 분열된 지지층을 재결집한 뒤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 전사자·천안함 용사 등을 차례로 참배한 김 후보는 김 후보는 "여기 와서 보니 아는 분들도 많아 그냥 지나치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여기에는 군인이 가장 많지만, 근무 중 사망한 경찰관이나 소방관분들도 많아서 찾게 됐다"고 했습니다. 다만 채 상병 묘역은 시간상 이유로 찾지 못했습니다.
윤석열정부 때 이루지 못한 '호국보훈파크' 조성도 약속했습니다. 김 후보는 "우리 할아버지도 의병 하다 돌아가셨다"며 "곳곳에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이런 분들은 뵙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저녁 김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했습니다.
이준석, 여수서 '노무현' 따라잡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자정 무렵 전라남도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찾았습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이인제 대세론을 꺾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입니다. 타 후보와 차별화한 이 후보만의 외연 확장 의지가 담겼는데요. 실제로 전날에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연설한 부산 명지시장을 똑같이 찾아 유세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여수 석유화학단지는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수출을 이끌어 온 대한민국의 자랑이며 대한민국 땀의 결실"이라며 산업현장 노동자의 삶에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후보는 "정치적 자세에 있어 노무현 대통령을 닮으려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학교를 방문해 2030 표심 사로잡기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는 대학생과의 만남에서 "정치권에서 젊은 세대들의 얘기, 사람 숫자, 어젠다가 과소 대표 됐다는 점을 안타깝게 느낀다"며 "이준석 정부가 출범하면 어느 정부보다도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문제를 과감한 방식으로 다루겠다는 결의를 다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후 서울 중구 광화문 청계천광장에서 첫 집중 유세에 나섰습니다. 광화문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공간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오후 10시부터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지자들과 소통했습니다.
대전·대구=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성남·화성=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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