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외면…발 빼는 개미들, 왜?
2025-05-08 12:15:36 2025-05-08 12:15:36
(사진 = 챗GPT 생성이미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국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증시에서 모두 예외 없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토마토Pick에서는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이탈하게 된 배경과 이후의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일학개미 매도세 커져
이탈 현상 가속화
지난달 27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에 따르면 4월(1~24일) 들어 국내 투자자는 일본 주식을 4억9620만달러(약 7130억원) 규모를 매도했습니다. 이는 매수 규모(3억993만달러)을 크게 웃도는 액수인데요. 최근 엔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학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초 100엔당 935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995.92원까지 상승한 바 있습니다. 또한 엔화 가치와 미국 장기 국채 가격 상승을 추종하는 종목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현상도 나타났는데요. 투자자들은 최근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3758만 달러를 순매도했습니다.
 
부양 기대감에도 불구
중국 증시도 '자금 유출' 
앞서 중국은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통해 경기 부양을 목표로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중국 증시에서도 1237만 달러어치(예탁원 기준)를 순매도했는데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예상을 웃도는 관세율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여 자국 수출 기업의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입니다. 이 여파로 3월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던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지난달에만 각각 4.33%, 5.17%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0%, 선전종합지수는 4.46% 내리며 약세를 보였죠.

외국인들은 셀코리아?
동학개미는 테마주 '몰빵'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9조3654억원어치를 매도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4조5920억원)과 기관(3조2442억원)의 매수액을 웃도는 물량인데요. 이러한 외인들의 '셀코리아'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권 불안에 따른 경제 정책의 불안정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이 증시에 변동성을 키워 외인들의 매도 폭을 키웠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죠. 아울러 조기대선을 앞두고 동학개미들은 '정치테마주' 매수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승률 상위 10위권에 특정 정치인과 연관된 종목들 다수가 걸렸는데요. 특히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상지건설이 한달 가량 800%가 넘는 상승률과 2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장을 주도했습니다. 중소형주의 월간 거래대금이 많아야 수천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상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죠. 이밖에도 '한덕수 테마주'로 꼽히는 시공테크, 아이스크림에듀, 일정실업 등도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탈 자금, 뉴욕증시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증시 이탈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의 눈은 뉴욕증시로 향했습니다. 예탁원에 따르면에 따르면 지난 4월 1~23일 서학개미는 미 증시에서 43억320만 달러(약 6조1350억 원)를 순매수했습니다. 이는 월말 기준 역대 최고치인 45억3227만 달러(약 6조4600억 원·2021년 1월)에 준하는 수준인데요. 앞서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달 3~4일 이틀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다우존스 모두 10% 이상 폭락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 테슬라, 나스닥100 지수 상승을 3배로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테슬라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셰어즈 ETF’(TSLL) 등에 매수액이 몰렸는데요. 서학개미들이 뉴욕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죠. 
 
회복세 아시아 증시
'금리 동결' 이후 혼조세
다만 미국이 최근 관세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아시아 증시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가 다소 무뎌진 점이 더해져 7일 기준 8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중국 증시는 인민은행의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결정으로 관세충격으로 인한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죠. 코스피·코스닥 지수 역시 외인 매수세가 더해져 이날 상승 마감했는데요. 일단 시장은 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방향에 주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었고, 결국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이후 기준 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겠다고 발표했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 실업과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경제적 불확실성은 언제나 증시를 흔드는 재료로 쓰였습니다. 실제로 연준의 발표 직후 뉴욕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고 해석하며 매도 우위로 돌아섰죠. 이날 아시아 증시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증시가 흔들리는 분위기 속에서 동학·일학·중학·서학개미들은 이후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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