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직무 충실한 공직자 외부서 흔들어선 안 돼"
기재부 직원에 퇴임 인사…"마음 무겁고 국민께 죄송"
2025-05-07 14:00:21 2025-05-07 14:30:51
 
지난 2일 사퇴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재부를 찾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퇴임하며 "직무에 충실한 공직자를 외부에서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내부 소통망에 올린 퇴임 인사 글에서 "국가의 중장기적인 미래 비전과 과학적인 분석으로 단기적인 인기 영합적 의사결정을 배제하고 국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우선하면서 각 분야·세대 간 갈등 조정으로 공생의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 국민이 행정부 공직자에게 부여한 사명"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여러분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며 "그 힘은 여러분 한분 한분이 바로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헌법 제7조 제1항의 공무원이라는 자긍심에서 나온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공직자로서의 신념과 자긍심을 다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여러분께 넘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고 국민께 죄송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1일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사의를 표명하고 곧바로 사퇴했습니다. 2024년 1월 취임 이후 1년 4개월여 만입니다. 
 
그는 재임 기간 성과로 복합 위기 극복, 부채 의존 구조 탈피, 약자 복지 확대 등을 꼽았습니다. 추진 과제로는 역동 경제, 일·가정 양립 문화 선도, T자형 보직 관리 등을 들었습니다. 
 
특히 88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 기간을 언급하며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우리 헌정사의 불행한 한 페이지를 여러분의 도움으로 함께 건널 수 있어 든든하고 고마웠다"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여러분의 국정과 민생 안정, 재난 대응, 국가 신인도 사수를 위해 하루하루 사투를 벌였던 모습을 국민들은 기억하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내수 회복 지연 상황에서 민생고를 가중한 미국 관세 충격, 초과 세수를 트렌드 변화로 인식한 세수 추계 오류 등을 짚었습니다. 이어 "재정의 복지 기능은 확대하되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은 구조 개혁과 시간이 필요한 과제인데 미완으로 남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그러나 저는 여러분을 믿는다. 기재부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며 "어떠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있어도 우리 경제 시스템을 잘 작동시키고 국가 신인도를 지켜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갑자기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드리게 돼 저 자신도 당황스럽고 안타까웠다"며 "여러분 한분 한분의 손을 잡고 안아주며 인사를 나누고 싶지만 이렇게 작별 인사를 대신하게 된 것을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 밖에서 늘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작성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청사를 떠났습니다. 별도의 이임식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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