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사진=게티이미지)
[뉴스토마토 서경주 객원기자] 햇살이 따스해지고 꽃이 피는 계절, 봄. 하지만 알레르기 환자들에게는 고통의 시작이 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나무와 풀이 꽃을 피우고 씨앗을 퍼뜨리면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대량의 꽃가루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 꽃가루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면, 우리 면역 체계는 이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등, 다양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봄철에는 습도의 변화와 더불어 먼지, 곰팡이, 꽃가루 등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어 알레르기 증상이 더욱 악화됩니다. 겨울 동안 실내에 머물던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늘리면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빈도도 높아집니다. 창문을 열거나 바람이 불 때,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와 먼지는 실내로 유입되기 쉽습니다.
1872년 창간된 미국의 대중 과학 매체 포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는 최근 기사에서 일상 속에서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다음은 그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바닥재 선택이 실내 공기를 바꾼다
바닥은 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실내 공기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바닥재에는 먼지, 애완동물 비듬, 곰팡이, 꽃가루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쉽게 묻게 되고, 이들은 다시 공기 중으로 퍼지기 쉽습니다. 청소가 간편하고 위생을 유지하기 쉬운 나무, 타일, 비닐 바닥재가 알레르기 예방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바닥재에 사용되는 접착제나 마감재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방출할 수 있으며, 이는 호흡기 자극과 알레르기성 천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습기를 흡수하는 바닥재는 곰팡이 발생을 촉진합니다. 곰팡이 포자는 공기 중에 쉽게 퍼져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저 VOC’, ‘친환경’이라는 문구에만 의존하지 말고, 제3자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신발을 벗어 잘 보관하는 습관
신발은 꽃가루, 흙, 먼지 같은 외부 오염물질을 실내로 들여오는 주요 경로입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발을 벗어 밀폐된 곳에 넣는 것만으로도 실내로 유입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3. 페인트에도 ‘숨은 자극’이 있다
실내 벽면에 사용되는 페인트 역시 실내 공기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VOC를 포함한 페인트는 호흡기 자극과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저 VOC’, ‘무독성’ 등의 문구가 붙은 제품이라도 제조사의 성분 공개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4. 세탁 습관도 달라져야 한다
침대 시트, 커튼, 옷 등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축적되기 쉬운 소재들입니다. 특히 먼지, 진드기와 애완동물 비듬 제거를 위해서는 섭씨 55도 이상의 물로 세탁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향이 없는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방향제 성분은 VOC를 방출해 알레르기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야외 활동 후 입었던 옷은 반드시 실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빨래를 야외에서 말릴 경우, 꽃가루가 다시 옷감에 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샤워는 잠들기 전에
아침 샤워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지만, 알레르기 예방 측면에서는 잠들기 전 샤워가 더 효과적입니다. 하루 동안 피부와 머리카락에 붙은 꽃가루를 씻어내면 침구 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6. 공기 청정기 사용하기
실내 공기는 외부보다 오염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요리와 청소할 때 나오는 먼지와 냄새에다 가구와 페인트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까지, 실내에는 다양한 자극 물질이 떠다닙니다. HEPA 필터(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filter)가 장착된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면 꽃가루, 곰팡이 포자,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7. 물걸레 청소의 위력
건조한 먼지 제거 방식보다 물걸레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젖은 천은 꽃가루와 먼지를 포집해 날리지 않게 하고, 가구 표면, 창틀, 조리대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쌓이기 쉬운 곳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8. 침구 청결은 기본 중의 기본
매주 침대 시트를 고온 세탁하고, 베개와 매트리스는 먼지 진드기 차단 커버로 쌉니다. 직물 소파나 의자에도 커버를 씌워 정기적으로 세탁하면 실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9. HVAC 필터는 정기 교체 필수
냉난방 등 공조 시스템에 사용하는 필터는 공기 중 입자를 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미국 난방 냉동 공조 기술자 협회(ASHRAE)가 개발한 입자제거효율 기준인 최소효율보고값(MERV) 등급이 높은 필터를 선택하고 정기적으로 교체하면 알레르기 유발 입자의 순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10. 적정 실내습도 유지
실내 습도는 30~50%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와 진드기 같은 생물학적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번식하기 쉽고, 낮으면 호흡기 자극과 피부 건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욕실 환기를 철저히 하고, 제습기 또는 가습기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한 수건을 반드시 말려 보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11. 바퀴벌레는 단순한 불청결 문제가 아니다
바퀴벌레는 연중 내내 천식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밤에 음식물을 방치해 두면 바퀴벌레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은 반드시 밀폐 용기에 보관하고, 주방과 화장실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봄철 알레르기를 피하기 위한 싸움은 실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소한 생활 습관의 변화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봄철에 심해지는 다양한 알레르기 증상들(일러스트=질병관리청)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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