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에 놀란 디지털보험사들, 장기보험 노크
장기보험 상품군 확대·대면채널 강화 본격화
모회사 지원 유상증자 등 재정적 한계 여전
2025-04-29 14:13:53 2025-04-29 15:35:2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디지털 전문 보험사들이 단기·소액 상품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보험 상품군을 확대하고, 일부는 대면 채널까지 강화하는 등 생존을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섰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는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시작으로 5곳이 출범했으나, 지금까지 한 곳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최근 캐롯손해보험이 누적 적자 끝에 한화손해보험(000370)에 흡수되기로 하면서, 디지털 보험 모델 자체에 대한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디지털 보험사들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판매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대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적자 규모를 279억원까지 줄였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600억원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하나손보는 기존 모바일 다이렉트 전략에 더해 법인보험대리점(GA)과 전속설계사(FC)를 통한 대면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등 장기 상품 판매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층을 겨냥한 건강보험·종신보험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고객군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과거 소액 단기보험에 집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운전자보험과 어린이 건강보험을 새롭게 출시하며 단기·소액 보험 중심 구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판매는 여전히 모바일 채널에 집중하고 있으나, 보험료는 월 5000원에서 2만원 사이로 설정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역시 일부 GA와의 제휴를 통해 판매 채널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모바일을 통한 다이렉트 판매에 집중했으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부 채널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변액연금보험 등 장기성 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디지털 채널 기반 생명보험사로 출범했지만, 장기 상품군 판매 확대 없이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에는 건강 관리 서비스와 연계한 헬스케어형 보험상품 출시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보험사들의 기본 수익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업법상 모회사와 동일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규제적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보험사들은 유상증자에 의존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모회사의 재정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보험료가 높고 유지 기간이 긴 보험일수록 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고액 장기계약 확보의 한계로 지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채널만으로는 보험 판매량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기가 어렵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상품군을 다변화하고 판매 채널을 입체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전문 보험사들이 장기보험 상품군을 확대하고, 일부는 대면 채널까지 강화하는 등 생존을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사진은 국내 통신사가 인슈어테크 기업과 협력해 PASS앱 내 금융비서에서 보험 분석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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