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테슬라·볼보가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1·2위를 굳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세 브랜드가 엇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승부처는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요 대응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볼보의 신형 XC9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6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누적 등록 대수는 BMW 3만8280대(점유율 27.72%), 메르세데스-벤츠 3만2575대(23.58%), 테슬라 1만9212대(13.91%), 렉서스 7594대(5.50%), 볼보 6767대(4.90%) 순이었습니다.
그러나 6월 한 달만 보면 테슬라는 6377대, 렉서스 1230대, 볼보 1067대로 격차가 좁혀집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3월 2591대→4월 1447대→5월 6570대로 ‘롤러코스터’ 판매 흐름을 보이며 3위 수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박빙 구도 속에서 승부의 열쇠는 친환경차 라인업이 될 전망입니다. 전기차만으로 승부해온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과감한 가격 인하로 수요를 끌어올렸지만, 국내에서는 일본보다 높은 가격 정책으로 ‘호갱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반면 렉서스와 볼보는 하이브리드 카드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볼보가 전날 출시를 예고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XC90’이 대표적입니다. 신형 XC90은 1회 충전으로 최대 56km를 순수 전기로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선주문이 올 하반기 판매 물량에 맞먹는 1300대 이상 접수됐다고 회사는 지난 2일 신차 공개 행사에서 밝혔습니다. 렉서스도 플래그십SUV ‘디 올 뉴 LX 700h’를 앞세워 친환경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도 두 브랜드에겐 우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올 1~5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전년 대비 62.6% 급증한 7만2419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역시 36.1% 늘었습니다. 반면 휘발유·경유·LPG 차종은 두 자릿수 감소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량를 확보한 렉서스·볼보가 공급만 받쳐준다면 하반기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크다”며 “친환경차 포트폴리오와 물량 안정성이 3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총 2만7779대로 전년 동월보다 9.8% 늘었으나, 5월보다는 1.5% 줄어 다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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