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감사위원에 '관' 출신 대세
금융당국·법학자 출신 포진
2025-03-20 15:19:49 2025-03-20 18:49:05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주요 상장 보험사 사외이사에 관(官) 출신 영입이 한창입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상장 보험들은 줄줄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신규·재선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경제 관료와 법률 전문가들이 선임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088350)은 이날 열린 정기 주총에서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습니다. 이 원장은 통계청장, 한국경제학회장,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 등을 거친 경제 전문가로 통합니다.
 
삼성생명(032830)은 같은 날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 전 실장은 지난 1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에서 직무관련성을 이유로 삼성생명 사외이사직에 취업 제한을 통보받았지만, 지난 6일 재심사를 통해 취업이 승인됐습니다.
 
삼성화재(000810)도 지난 19일 정기 주총에서 박성연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상위원으로 재선임했습니다. 이 교수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뿐 아니라 한국마케팅과학회 회장, 중소벤처기업부 균형성장촉진위원회 위원, 현대해상 사외이사, 롯데지주 기업문화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습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에서 선임된 감사위원(사외이사) 3명 중 2명도 정부기관 출신입니다. 유광열 이사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서울보증보험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키움증권 사외이사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으로 활동 중인 금융 전문가입니다. 한화손보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된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교통상부 서기관,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인천대 법학부 교수를 역임한 법률 전문가입니다.
 
현대해상(001450)도 오는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도효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할 예정입니다. 도 변호사는 과거 금감원에 재직할 때 보험준법검사국, 손해보험검사국, 보험감독국 등에서 보험 감독 업무를 수행한 실무자입니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DB손해보험(005830)는 윤용로 전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 전신)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감사위원으로도 신규 선임할 계획입니다. 윤 이사는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이후 기업은행장, 하나금융지주(086790) 부회장, 외환은행장 등을 거친 금융통 관료로 꼽힙니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은 상장기업에서 사내이사를 견제하고, 나아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역할을 합니다. 그만큼 전문성을 요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보험사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오른 안건에 대해 찬성만 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험사들은 경제 관료 출신들이 주로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이유는 보험이 정부와 감독기관의 감독·제재를 많이 받는 규제 산업에 속하고, 법적인 전문성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산업은 상품 자체도 법적인 이해관계가 많고 인허가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선임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상장 보험사 사외이사에 관(官) 출신 영입이 한창이다. (사진=삼성화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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