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부터), 김동연, 김경수 제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오마이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TV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김유정 기자]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두 번째 방송 토론을 벌였습니다. 경선 과정이 막판에 다다르고 있지만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찾아보긴 어려웠습니다. 앞서 진행한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발언을 칭찬하며 다소 몸을 낮췄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정책적 발언을 이어갔고,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를 때리며 '2위 싸움'에 집중했습니다.
'압도적 1위' 이재명, 수비에 '집중'
세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오마이TV 초청 토론회'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18일 가진 첫 TV토론회에 이은 두 번째 토론입니다.
본격적인 토론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부터 세 후보의 노선은 갈렸습니다.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어려워진 현실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충직한 도구로 위대한 새로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동연 후보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위기 최전선에 선 사령관 역할을 했다"며 기획재정부 근무 경험과 경제 정책에 대한 강점을 부각했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제 아내 고향이 전남 신안인 데다 목포와 광주에서 학교를 나온 덕분에 많은 분들이 '호남 사위'라고 반겨준다"면서도 "수많은 대선 후보들이 지역 공약을 내놓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공약이 지켜지기 쉽지 않아 지역 홀대론, 소외론이 반복된다"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습니다.
이 후보는 토론 내내 양 김 후보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어떻게 내란 종식을 이뤄낼지를 묻는 첫 공통질문에서 이 후보는 먼저 발언한 양 김 후보를 향해 "두 분 말씀을 잘 들었다. 훌륭한 생각"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절제된 대응으로 일관하는 '로키(low-key) 전략'에 방점을 찍은 모습입니다. '확대명'(확실히 대선 후보는 이재명) 기류가 강해지는 가운데 언행을 자제하며 수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과 20일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이뤄진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순회경선에서 매우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요.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투표 합산 결과 충청권에서 88.16%, 영남권에서 90.81%의 득표율을 얻으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충청·영남권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89.56%, 김동연 5.27%, 김경수 5.17%입니다.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지난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동연, 이재명 때리기…김경주, 정책 강조
김동연 후보는 "토론보다 간담회 느낌이 난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토론회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바로 이 후보에게 '개헌' 질문을 날리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김동연 후보는 "3년 전에 개헌과 임기 단축에 100% 동의했었다"며 "임기 첫 100일이 제7공화국을 여는 준비 기간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권력구조 개편의 경우 다음 총선과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임기 단축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는 "개헌은 해야 한다. 대통령 중임제를 해야 하고 기본권을 강화하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도 해야한다"면서도 "개헌은 국민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것도 아니고, 개헌이 (개정) 즉시 시행도 되는 것도 아니어서 여유 있게 해야 한다"고 개헌 추진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가 보수 논객들을 만나 '친일파 문제와 과거사 문제 등을 덮으려고 한다'고 발언한 점을 언급했는데요.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중간이 생략됐다. 이념 문제가 너무 분열되고 대결이 격화돼 있다. 지금은 일단 먹고 사는 문제, 경제·민생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후보 때리기에 나선 김동연 후보와 달리 김경수 후보는 공약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주도권 토론에서 김경수 후보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최저 빈곤선에 있는 국민들"이라며 "우리 산업화를 책임졌던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폐지 줍는 나라'가 됐다. 이런 문제는 해결하자"고 운을 띄웠는데요.
그러면서 이 후보에게 자신의 공약인 '기본생활 보장제도'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기본생활 보장제도 공약은 중위소득 40%의 최저 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보장해 '절대 빈곤'을 없애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노인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이 매우 높은 주된 원인은 빈곤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대 빈곤 제로 사회'는 좋은 비전 같다. 그게 제가 말하는 '기본사회'와 같다"고 답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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