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무림, 트럼프 관세 변수 속 '고심'
무림P&P 매출 8000억 돌파…무림SP '흑전'
"수출 다각화 검토…모든 역량 집중"
2025-04-09 15:24:48 2025-04-10 08:48:42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지난해 국제 펄프 가격 안정과 환율 수혜를 등에 업고 실적 반등에 성공한 무림그룹이 올해는 미국의 통상 정책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품목을 확대하면서 제지·펄프 부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무림의 수출 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9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에서 고른 실적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무림페이퍼(009200)는 작년 연간매출이 1조3844억원으로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2%나 뛰었습니다. 무림P&P(009580) 역시 매출 8117억원으로 5.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15% 급증한 3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무림SP(001810)는 매출 1769억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억5849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국제 펄프 가격의 안정세와 환율 상승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무림페이퍼의 경우 내수와 수출 비중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서 수출 채널에서 큰 환차익 효과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림3사 실적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무림그룹은 펄프 수급 구조를 내수와 수입으로 이원화해 환율 및 가격 변동성에 대한 헤지(hedge)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펄프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구조입니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무림은 최근 친환경 펄프 신소재인 '셀룰로스' 섬유 개발에 집중 투자 중입니다. 이 섬유는 고강도·내열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아, 기술 상용화 시 매출 확대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한 친환경 종이 개발은 물론, 국내 유일 펄프 생산 경쟁력을 바탕으로 펄프몰드, 종이물티슈, 나노셀룰로오스 등 펄프 소재 제품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공고히 할 예정입니다. 
 
다만 올해는 외부 변수가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더불어, 미국 트럼프 관세 확대 정책으로 북미시장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림그룹은 이에 대비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내부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다각도의 면밀한 현황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무림그룹 관계자는 "미국 외에도 약 100여 개 국가로 수출해오고 있는 등 폭넓은 해외 판로를 갖춘 만큼, 수출 다각화 등 여러 대안들을 검토, 모색 중"이라며 "환율, 펄프가 등 요동치는 외부 변수에도 대처해 온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관세 부과 또한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미국 제지 시장 자체가 일정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부과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역 장벽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 소비자의 부담 증가 및 소비 위축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따라서 무림그룹의 올해 실적 향방은 글로벌 통상 정책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펄프 가격과 환율, 관세 등 삼중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환경에서 무림의 대응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무림페이퍼 공장 사진 캡처.(사진=무림그룹)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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