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길을 잃다)철강·석화업계, RE100 이행률 0~2%대 그쳐
총에너지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 조사
철강 비중 ‘1% 미만’, 석화도 최대 2%
2025-04-09 17:28:20 2025-04-09 21:23:35
[뉴스토마토 박창욱·이명신 기자]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자는 RE100’ 캠페인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도 국내 3대 철강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국내 ‘빅4’ 석유화학 기업도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철강·석화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가장 저조한 것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9일 <뉴스토마토>가 각사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을 취재한 결과,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국내 3대 철강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중 포스코·동국제강의 에너지 총사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포스코는 2023년 총 3억5400만2733기가줄(GJ)의 에너지를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은 0.00116%(4116GJ)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총 2554만3061GJ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재생에너지는 0.15%(3만8600기가줄)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제철도 보고서에 명시하지 않았지만 두 회사와 비슷한 0%대 수준입니다. 전년도와 비교해도 재생에너지 사용률의 증가폭은 크지 않거나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석유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LG화학은 2023년 기준 87만8569메가와트시(MWh)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2%를 기록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총 11만8765TJ의 전력 사용 중 0.01% 이하인 6테라줄(TJ)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재생에너지 총사용량이 9만2150메가와트시(MWh)로 사용률은 1.8%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RE100을 이행하기에는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REC(재생에너지 구매 인증서) 구입 비용도 천문학적이라 정부 지원이 없다면 RE100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주도적인 RE100 대응을 제언해 온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내서 RE100을 이행하지 못하면 철강·석화 업계의 수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RE100을 이행하기 위해 인프라가 구축된 해외로 철강·석화 기업들이 이전하게 돼 제조업 공동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창욱·이명신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