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늘리고 있지만”…석유화학 R&D 비중 여전히 저조
투자액 늘었지만 매출 대비 비중 낮아
글로벌 화학기업보다 투자 비중 적어
“장치산업 특성상 설비 투자 집중돼”
2025-07-21 15:49:33 2025-07-21 17:08:1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입니다. 범용 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구조적인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글로벌 업체들보다 낮은 투자 비중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연구개발보다 대규모 설비에 투자가 집중돼왔으며,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모습. (사진=LG화학).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약 2조6189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2조4829억원 대비 199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업체별로 보면 LG화학이 2조1903억원을 투자해 가장 높았습니다. 한화솔루션(2137억원), 롯데케미칼(1481억원), 금호석유화학(653억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연구개발비가 늘어났지만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R&D 투자 비중은 글로벌 기업들보다 낮습니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LG화학 4.5%, 한화솔루션 3.5%, 금호석유화학 0.9%, 롯데케미칼 0.7%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경우 미국 듀폰 4.1%, 독일 바스프 3.1%, 독일 머크는 11.6%에 달합니다. R&D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업계에서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기술이 거의 완성돼, 대부분 설비에 투자를 집중해 R&D 비중이 낮게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R&D가 어느 정도 완성돼 설비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불황에도 연구개발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석유화학업계는 그동안 사이클이 5~8년 주기로 나타나는 만큼, 설비를 늘리고 불황에 버티는 식의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범용 제품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범용 제품의 비중을 줄이지 않고서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이에 정부도 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을 내세우며 정부 주도 구조개편, 친환경 고부가 스페셜티 개발을 위한 R&D 지원 등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을 발의하고 전기요금 감면, 세제 지원 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스페셜티 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책에 발맞춰 개발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본이나 독일이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적극적인 R&D로 사업 재편을 이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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