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영기 신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10일 취임해 2년 임기를 시작합니다. 게임계는 게임 질병 코드 도입 저지와 지스타 위상 제고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다양한 경험과 게임에 대한 애정, 통솔력"으로 정리됩니다.
조영기 신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2월20일 열린 제21차 정기총회에서 새 협회장으로 추대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게임 기자단)
우선 '다양한 경험'은 이력에 뚜렷이 드러납니다. 1966년생인 조 회장은 연세대 심리학과 졸업과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취득 후 삼성전자를 거쳐 2007년 CJ인터넷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CJIG(CJ인터넷게임즈) 대표를 지냈고, 2011~2014년 CJ E&M 게임사업 부문(현
넷마블(251270))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이때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와 '모두의마블' 등으로 고속 성장했습니다.
2014년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는 게임사 펀플을 세워 모바일 RPG '스펠나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7년에는 CJ그룹에 복귀해 CJ ENM 인사 지원실장, 2019년 영화 사업본부장을 맡았습니다. 그해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4관왕을 탔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조 회장이 "게임에 진심"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단순히 게임사에 몸담은 경력 때문이 아니라, 게임을 대하는 자세 때문입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과거 면접 때 장르가 같은 자사·타사 게임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는 질문을 하셨는데, 그때 이분이 게임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영화 등 콘텐츠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며 "안정적이던 넷마블 생활을 그만두고 창업해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통은 아들이 중·고등학생 때 부자간 대화가 없는 데 반해, 조 회장은 평소 아들과 게임 하는 걸 좋아해서 자주 소통하고 친하게 지냈다"며 "게임과 게임산업, 게임인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 조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겁습니다. 게임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국내 도입 저지 △해외 게임사들이 찾고 싶은 지스타 만들기 △정부와 확률형 아이템·중국 판호 발급·플랫폼 수수료 문제 해결 등을 기대합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저지입니다. 협회는 지난해 11월 WHO에 해당 코드 분류가 의학·사회문화·법적으로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여태 회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게임계는 협회가 조직 재정비와 새 정부와의 협력으로 '실속'을 챙길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조 회장이 삼성과 CJ에서 경영해온 만큼,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할 것 같다"며 "업계는 협회가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중국 판호 발급 등에서 실속을 챙겨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21주년 맞는 지스타를 해외 게임사들이 오고 싶은 전시회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지스타는 돈 잔치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 행사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콘솔 확장 등 산업 체질 변화에 대한 정부와의 협력, 게임사에 대한 게이머의 불신 문제 해결도 과제"라고 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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